고공농성 김진숙 지도위원 “경찰 투입으로 총회무산 유감”

고공농성 김진숙 지도위원 “경찰 투입으로 총회무산 유감”

입력 2011-11-10 00:00
수정 2011-11-1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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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병력의 투입으로 총회가 무산돼 유감입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10개월 넘게 부산 영도 조선소에서 높이 35m의 85호 타워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52)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사가 잠정합의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형사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은 최소화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날 총회가 끝나기도 전에 경찰이 병력을 투입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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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공장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주변에 집결한 경찰을 바라보며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9일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공장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주변에 집결한 경찰을 바라보며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잠정 합의안에 대한 생각은.

-모든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어서 입장을 밝힐 수 없다. 가결될 때까지 의견을 밝히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조합원의 뜻에 따르겠다.

→장기간 고공 농성을 했는데 건강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서 10개월 넘게 지내다 보니 건강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몸의 모든 곳이 정상이 아니다. 지난여름부터 기침이 계속되고 있다. 기관지 폐렴 등의 증세가 있는 것 같다며 한의사 한 분이 한약을 지어줘 복용하고 있다. 크레인에서 내려가면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은 뒤 경찰조사를 받겠다.

→농성 기간은 얼마나 됐나.

-지난 1월 6일 새벽에 크레인에 올라왔으니까 오늘로 만 308일째다.

→크레인 생활은.

-신문, 책 등을 볼 수 없어서 답답하다.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다. 전화 배터리가 하루에 한 개씩만 올라온다. 전화기가 낡아서 2시간 정도밖에 사용할 수가 없다.

→크레인 농성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경찰과 사측에서 공권력과 사설 용역원을 투입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을 때다. 언제 어떻게 끌려 내려갈지 몰라서 깊은 잠을 자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최근에도 하루 1~2시간 이상 잔 적이 없다. 처음에는 먹고 마시는 문제에도 곤란을 겪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격려를 아끼지 않고 응원해 줄 때는 정말 힘이 났다. 저보다 공장에서 농성을 하던 많은 동료 조합원들에게 도리어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11-11-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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