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들 年 5만여명 ‘처량한 메뚜기’

예비교사들 年 5만여명 ‘처량한 메뚜기’

입력 2011-11-25 00:00
수정 2011-11-2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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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선발 2천~3천명 불과 “사범대는 실업자 양성소”

영양교사 지망생인 A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26일 치러지는 중등교원임용 2차시험을 위해 25일 오후 KTX를 타고 울산에 간다. 서울에서는 영양교사를 뽑지 않지만 울산에서는 그나마 4명을 선발한다. A씨는 “2007년부터 영양교사 선발이 시작돼 꿈을 키웠지만 모집인원이 갈수록 줄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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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시행한 중등교원임용 1차 시험에 합격한 예비교사들이 26일 2차시험을 앞두고 전국 각지로 떠나고 있다. 출신 지역의 모집인원이 ‘0’명인 탓에 다른 지역을 찾을 수밖에 없고, 선발하는 곳이 있더라도 합격을 위해 ‘눈치작전’을 펴며 채용인원이 더 많은 곳을 고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과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워낙 모집인원이 적어 ‘임용고시’가 된 지도 오래다. 지방으로의 ‘U턴’도 개의치 않고 있다. 예비교사들은 스스로 ‘메뚜기 신세’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하곤 한다.

지방대 출신인 B씨는 공통사회교과 임용고사를 보기 위해 시험 당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여의도로 향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선발인원이 부쩍 줄어든 공통사회교사는 올해도 전국을 통틀어 서울에서만 4명을 뽑는다. 임용시험 응시생들은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예 “춘천으로 함께 KTX 타고 가실 분”, “충주 좋은 숙소 추천해 주세요.”와 같은 글들을 띄우고 있다.

한해 임용시험 응시인원은 5만여명에 달하지만 선발인원은 2000~3000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해마다 숱한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이 다른 직종을 택하거나 ‘임용고시’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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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사회교사의 경우, 지난해 전국 모집인원은 0명, 올해는 4명이다. 사서교사는 지난해 전혀 없다가 올해는 1명을 선발한다. 주요과목인 ‘국·영·수’는 그나마 모집인원이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경쟁률이 높다. 응시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경기도는 국어교사 107명 선발에 3186명, 영어교사 129명 모집에 1551명이 지원했다.

중등교사를 겨냥한 예비교사들은 엄청나다. 사범대·교육대학원·교직이수과정 출신까지 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 상태다. 특히 사범대 출신들은 ‘사범대=백수양성소’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사범대 졸업을 앞둔 강모(23·여)씨는 “취업을 위해 사범대에 들어간다는 것은 옛말”이라면서 “교사가 되고 싶어 사범대에 진학하겠다는 고교생이 있다면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2011-11-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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