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28일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에게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로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구속수감했다.

이날 신 전 차관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인 김상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전 차관은 현 정부 들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최고위급 인사 중 한 명으로 기록됐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오후 10시50분께 “죄송하다는 것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는 말을 남기고 서초동 서울검찰청사 현관 앞에 대기 중인 차에 올라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문화부 차관 재직시절인 2008~2009년 SLS조선 워크아웃 저지 등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이 회장으로부터 SLS그룹 해외법인카드를 받아 백화점, 호텔 등에서 1억3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같은 혐의로 신 전 차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의심의 여지가 있으나 추가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더 규명될 필요가 있고 도주의 염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신 전 차관의 자택 PC에서 SLS조선 워크아웃 관련 문건을 찾아냈으며, 이 문건을 건넨 이유가 청탁 때문이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신 전 차관이 안국포럼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2007년 1월~2008년 3월 사업가 김모씨에게서 리스비용 1천400여만원 상당의 그랜저 차량을 받아 몰고 다닌 사실을 확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앞서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비롯해 선수금을 빼돌려 1천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SLS그룹의 자산상태를 속여 수출보험공사로부터 12억 달러의 선수환급금을 부당하게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이 회장에 이어 신 전 차관까지 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이국철 폭로 의혹’ 수사가 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이 회장이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씨를 통해 구명로비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이상득 의원 측 보좌관 박모씨 등에 대한 수사가 아직 남아 있다.

이 회장 측은 구명 로비를 위해 문씨에게 수십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문씨와 박씨는 로비자금 수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와함께 일부 언론은 이날 이 회장의 비망록 5권 중 ‘검찰편’을 공개하면서 이 회장이 검찰 고위인사 9명에게 구명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관련된 로비의혹 수사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