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투명성 심고 잡초는 뽑아야”…조계종, 쇄신·자성위한 ‘야단법석’

“재정 투명성 심고 잡초는 뽑아야”…조계종, 쇄신·자성위한 ‘야단법석’

입력 2012-06-06 00:00
업데이트 2012-06-0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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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7시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땅거미가 깔릴 무렵 사부대중(四部大衆·출가한 남녀 수행승 비구·비구니, 재가의 남녀 신도인 우바새·우바이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승려들의 도박, 룸살롱 출입, 은처(隱妻) 등으로 사회적 파문이 불거진 것과 관련, ‘위기의 한국불교, 희망은 어디에’란 주제로 ‘1차 야단법석’이 열렸다. 야단법석(野壇法席)은 야외에 자리를 만들어 설법하는 불교용어인데 이날 행사는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가 7일의 총무원 차원의 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마련했다.

5일 저녁 서울 조계사 앞마당에서 열린 야단법석에서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본부장인 도법 스님이 “마음을 열어 놓고 최근의 조계종 승려도박 사태 등에 대한 해법을 토론하자.”고 당부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5일 저녁 서울 조계사 앞마당에서 열린 야단법석에서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본부장인 도법 스님이 “마음을 열어 놓고 최근의 조계종 승려도박 사태 등에 대한 해법을 토론하자.”고 당부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200명가량 참석한 행사에서 스님과 신도를 가리지 않고 사태 원인과 종단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 봉은사의 한 신자는 “잡초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사태로 드러난 일부 문제 승려에 대한 중징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허정 스님은 “재정 투명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1년 뒤, 10년 뒤에도 되풀이된다. (주지를 하면서) 눈만 살짝 감으면 100만원, 1000만원이 손에 들어올 수 있다고 치자. 공부도 안 되고 자포자기할 때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 스님들에게 정신 차리라는 식은 대충 넘어가자는 걸로밖에 안 들린다.”고 단호한 재정관리를 강조했다.

선방을 떠나 거리에서 깨달음을 찾고 있다고 밝힌 한 스님은 “한국영화를 살리자고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아무리 해도 재미없으면 대중은 안 본다. 종단의 가르침이 자유를 주지 않고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불자들이 과감하게 버려야 스님들이 정신을 차린다.”고 주장했다. 그의 도반이라는 또 다른 스님은 “오늘날 포교란 게 잘못됐다. 멀쩡한 사람인데 병이 있으니까 절에 와서 고치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계종 전체가 썩은 것처럼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신자는 “1만 4000여명의 스님 가운데 8명이 연루됐을 뿐인데 언론의 과잉보도에 과도하게 반응했다. 많은 스님이 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주장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2-06-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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