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아리랑이다’ 10여일만에 유튜브 100만건 클릭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아리랑.”, “올림픽 금메달 애국가도 이처럼 눈물 나지는 않았다.”동영상 한 편에 대한 찬사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유튜브에서만 불과 10여일 만에 조회 수 100만건을 넘어서며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연상케 할 정도로 화제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쌈지길에서 9개 대학생 단체가 모인 ‘디스 이즈 아리랑’ 프로젝트팀이 현대적으로 편곡한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
디스 이즈 아리랑·방쿤포토 제공
디스 이즈 아리랑·방쿤포토 제공
이 동영상은 지난 3·1절 정오에 펼쳐진 6분 35초간의 플래시몹을 담은 것이다. 공연은 한 청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경희대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는 김신중(24)씨는 “한국으로 유학 온 일본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그 일본인이 ‘한국에서 아리랑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고 하는 대목이 기억에 남았다”면서 “한국 전통문화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지는 인사동에서 사람들에게 아리랑을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아리랑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자 이 같은 결심이 굳어졌다. 김씨는 1월 말부터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연예술단체 ‘프리포먼스’를 중심으로 참여자를 모았다. 45명의 클래식 연주자는 각 대학 음대를 돌아다니며 한명씩 섭외했다. 미디어 아트 그룹 ‘울력’은 촬영과 영상 제작을 담당했다. 홍보는 긴 화살표 모양의 광고판을 돌리는 사인스피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애로우 애드코리아’ 청년들의 몫이었다. 적잖은 비용이 들었지만 취지에 공감한 모든 참가자가 비용을 갹출했다.
아리랑 공연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태백’ ‘88만원 세대’ 등 절망과 우울함으로 대표되던 청년들에 대한 이미지를 크게 바꾸고 있다. 뚜렷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청년들의 자발적인 프로젝트가 처음은 아니다. 대학생들이 전 세계를 돌면서 비빔밥과 한식의 매력을 알리는 ‘비빔밥유랑단’은 뉴욕타임스 비빔밥 광고 등을 주도하면서 정부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음 주 3기 비빔밥유랑단이 떠난다. 세계 일주를 통해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2006년 시작된 ‘독도라이더’는 ‘독도레이서’로 이름을 바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SNS의 활성화와 청년 문화의 변화가 가져온 청년들의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의 가장 큰 순기능 중 하나는 협업을 쉽게 한다는 것”이라면서 “다양한 종류의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건 ‘약하고 폭넓은 관계의 힘’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3-13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