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기부 근로자 ‘사과문’ 게재…무슨 일이?

1억원 기부 근로자 ‘사과문’ 게재…무슨 일이?

입력 2013-03-19 00:00
수정 2013-03-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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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를 모은 돈 1억원을 기부해 언론에 보도된 대기업 생산직 근로자가 ‘사실과 다르다’며 사과문을 올려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울산지역 한 조간신문 2면 광고란에 박우현씨의 이름으로 ‘사과문’이 실렸다.

박씨는 현대중공업 생산직으로 25년 동안 근무하면서 매달 급여의 일부를 모은 돈 1억원을 기부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박씨는 사과문에서 최근 대한적십자 울산지사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 5천만원씩 총 1억원을 기부한 것은 맞지만 사실 이 돈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박기연씨의 돈이라고 밝혔다.

박우현씨는 “박기연씨가 직장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합당하지 못한 수입이 생겨 그 처리를 고심하던 중에 사회 환원을 결심했고 자신(박씨)을 대리인으로 세워 기부하게 됐다”고 표현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박씨는 사실과 차이가 나는 기사가 나가게 되고 혼란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끝맺었다.

사과문의 마지막 부분에는 ‘박우현·박기연 배상’이라고 적혀 있어 두 사람이 함께 사과문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우현씨의 ‘선행’을 알렸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가난한 농부의 6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박씨가 매달 급여의 일부를 떼어 모았고 그의 아내 역시 건설현장에서 부업 한 돈을 보탰다고 소개했다.

전국 주요 신문과 방송이 박씨의 기부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박씨가 갑작스럽게 사과문을 내면서 현대중공업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박씨가 기부를 했다는 소문을 듣고 ‘좋은 일’이니 소개해보자는 취지로 보도자료를 냈었다”며 “박씨와 면담해 자초지종을 들어보고 박기연씨와의 관계도 알아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부를 받은 울산적십자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역시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씨는 지난 25년 동안 생산 현장에서 총 1천512건의 공정개선안을 도출하고 특허 출원한 베테랑 기능인으로,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박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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