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내 위원회 자리는 많은데’…소수 학부모 독점

‘학교내 위원회 자리는 많은데’…소수 학부모 독점

입력 2013-06-09 00:00
업데이트 2013-06-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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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거수기 우려”…교육당국 “겸직, 문제 안돼”

학교 내 학부모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많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소수 학부모가 이를 독점하다시피해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당국은 위원회 활동에 나서는 학부모가 많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은 학교가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9일 경기도 수원의 A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학부모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모두 6개. 이 가운데 학교운영위원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교권보호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학운위원장이 맡고 있다.

A초교 교장은 일반 학부모는 명분이 없어서 학운위원장이 겸직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소수의 학부모가 복수의 위원회 대표를 맡는 건 A초등학교 뿐만 아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일이 파악하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학교에서 학운위 위원장이 다른 위원회 대표를 겸하고 있다. 나서는 학부모가 얼마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특정 학부모가 기능과 역할이 다른 위원회 대표를 겸직하면 위원회가 ‘식물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 교육과정이나 계획을 심의하는 기구이다보니 교원과 학부모가 긴장관계에 놓이기 마련인데 교권보호위원회는 정반대로 교원의 권익보호를 위한 기구이다.

한 학부모는 “학교운영위원은 교사나 교장과 때론 갈등관계 속에 놓이기도 하는데 그 위원장이 교권보호위원장도 맡는다면 공정하게 일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경기도 H고등학교 학교운영위 한 학부모 위원은 “각 위원회 구성이 다 거기서 거기다”라며 “회의도 형식적으로 열리고 끝난다”고 말했다.

소수 학부모의 ‘자리독점’은 결국 각종 위원회가 학교의 거수기로 전락할 빌미를 준다는 지적도 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는 “대부분 위원회가 몇몇 학부모로 구성돼 학교를 학부모에게 개방하고자 하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폐쇄되는 경향이 있다. 교원과 원만 관계를 유지하는 소수 학부모가 학교의 거수기가 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당국이 많은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위원회 운영시간 연장 등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덕 경기도교육청 생활인권 장학사는 “모든 위원회마다 다른 위원장을 두는 것도 무리다. 위원회별로 다른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겸직이 큰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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