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일간의 수사로 드러난 원전비리의 유형과 특징

105일간의 수사로 드러난 원전비리의 유형과 특징

입력 2013-09-10 00:00
업데이트 2013-09-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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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성적서 위조, 금품로비, 인사청탁 등 3각 비리구조

검찰이 장장 105일간 벌인 수사로 드러난 원전비리 구조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불량 부품을 납품하기 위한 시험 성적서 위조, 납품 편의를 받으려는 금품로비,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임직원 인사 청탁이다.

또 대규모 금품로비에는 브로커가 여지없이 등장했고, 가짜 컨설팅 계약을 통해 정상적인 거래를 위장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시험 성적서 위조 = 2008년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 2010년 신고리 3·4호기에 납품된 JS전선의 제어 케이블 등은 냉각재 상실사고(LOCA)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험 성적서를 위조하거나 아예 열노화, 방사능 처리를 하지 않은 이른바 ‘생케이블’로 시험해 불량 케이블을 납품했다.

이 과정에는 JS전선은 물론 시험업체인 새한티이피, 시험 성적서 승인기관인 한국전력기술,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모두 연루됐다.

대기업인 LS전선도 2006년 8월 하청업체인 A사가 공급한 냉각수 공급용 냉동기의 실링(밀봉) 어셈블리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울진원전에 납품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중소 원전업체가 47개 부품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품로비 = 송형근(48) 한수원 부장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의 설비 공급에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현대중공업 전·현직 임직원으로부터 17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른바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55)씨는 2009년 3월부터 2011년 9월까지 한국정수공업의 원전 수처리 설비 공급과 관리용역 유지 등을 위한 로비명목으로 18억원을 받아 3억원을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 브로커 이윤영(51)씨에게 전달한 혐의가 있다.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이 가운데 5천만원과 김종신(67) 전 한수원 사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사장은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한국정수공업 대표로부터 납품계약 체결 등에 편의제공 청탁과 함께 1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기철(61) 전 한수원 전무와 이종찬(57) 한국전력 부사장도 2009년 4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에 원전 업체들로부터 편의제공 청탁과 함께 각각 1억3천만원과 2천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인사청탁 = 김종신 전 사장은 2008년 11월 한수원 직원의 인사 청탁과 함께 H사 송모(52) 전 대표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송씨는 검찰에서 그전에도 김 전 사장에게 수차례 인사청탁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 한전 부사장은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한수원 송 부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1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국가정보원 간부 출신인 윤영(57)씨는 국정원 재직 중이던 2011년 2∼5월 대학동기인 최중경(57)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한국정수공업에 우호적인 인물을 경쟁사인 한전KPS의 임원에 앉혀달라고 청탁해 성사시켰다.

◇브로커와 가짜 컨설팅 = 대규모 금품로비에는 여지없이 브로커와 가짜 컨설팅 계약이라는 중간단계를 거쳤다.

한국정수공업 대표는 브로커 오희택씨에게 로비자금 13억원을 건넬 때 오씨의 차명회사와 80억원 규모의 가짜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오씨는 박 전 차관을 대상으로 한 로비에 측근인 이윤영씨를 끌어들였다.

한국정수공업이 최중경 전 장관을 대상으로 한 인사청탁을 할 때도 오씨와 최 전 장관의 대학동기인 윤영씨가 활용됐다.

현대중공업 전·현직 임직원이 한수원 송 부장에게 17억원을 제공하는 데도 G사와 가짜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10억원이 전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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