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로비 점거농성… 또 환자만 골병

본관 로비 점거농성… 또 환자만 골병

입력 2013-10-24 00:00
업데이트 2013-10-2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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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 총파업 첫날

서울대병원 노조가 23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기본 검사 등 일부 병원 업무가 차질을 빚었다. 노사 양측이 공식적인 접촉을 하지 않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2007년 6일간, 2004년에는 44일 동안 총파업을 했다. 파업에 참여한 병원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서울대병원과 강남 건강검진센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동작구 보라매병원 등 3곳이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2007년 이후 6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23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휠체어를 탄 환자가 파업 시위 문구를 바라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2007년 이후 6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23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휠체어를 탄 환자가 파업 시위 문구를 바라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 분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대병원 본관 1층 현관에서 총파업을 알리는 기자 회견과 함께 출정식을 가졌다. 현정희 서울대병원 분회장은 “지난 6월 10일 취임한 오병희 병원장은 병원이 기업도 아닌데 비상 경영이라며 비용 절감을 요구해 값싼 의료 재료 등으로 환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파업 투쟁으로 서울대병원의 공공병원 기능을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상무 공공운수연맹 위원장 등 연사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합원들은 “어린이병원 급식 위탁 직영으로 전환하라”, “환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본관 1층에는 수백명의 조합원과 환자, 방문객, 취재진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 혼잡을 빚었고 병원 곳곳에서 업무 차질이 생겼다. 지인의 병문안을 왔다는 김모(56·여)씨는 “복잡하게 왜 여기에서 이러는지 모르겠다”면서 “아픈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이렇게 다니기 불편하게 하면 어떻게 하냐”고 언짢은 반응을 보였다. 현관이 붐비자 조합원들이 환자의 휠체어를 밀며 환자들의 통행을 돕거나 방문객을 안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영상의학과 등 일부 업무는 한때 환자들이 침대에 누운 채 길게 줄을 지어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병원 측 관계자는 “노조에서 X선 촬영이나 채혈실 등 기본적인 검사에 필요한 인원을 집중적으로 파업에 참여시켜 전반적으로 의료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은영 의료연대 서울지부 총무국장은 “조합원 1500여명 중 교대 근무와 필수 유지 업무 대상자 등을 뺀 450~500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노조는 필수 유지 업무 수준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노조 측은 본교섭을, 사측은 실무 교섭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교섭과 방안을 제시하면 그에 걸맞은 노조안을 제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와 사측이 서로 요구하는 교섭의 방식이 다르지만 교섭을 위해 물밑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3-10-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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