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 시위 우려’ 에이즈의날 행사 돌연취소 논란

‘감염인 시위 우려’ 에이즈의날 행사 돌연취소 논란

입력 2013-11-30 00:00
업데이트 2013-11-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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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인에 대한 차별 해소를 촉구하는 행사를 불과 이틀 앞두고 정부가 ‘관련 단체의 시위가 시민안전에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행사를 돌연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플러스) 등 감염인·환자단체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지난 28일 오후 이들 단체에 공문을 보내 ‘세계에이즈의 날 레드리본 희망의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이 콘서트는 에이즈 예방 노력을 확산하고 감염인에 대한 편견·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세계에이즈의 날 국내 행사로서, 정부와 연맹이 함께 기획했다.

감염인연합회 등은 이번 행사에서 콘서트장 밖에 부스를 설치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차별 금지에 관한 전단을 나눠주는 등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콘서트 불과 이틀 전 “에이즈 관련 단체의 피켓시위 등 시민안전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취소함을 알린다”는 공문을 보내 행사 취소를 알렸다.

감염인 단체는 감염인 차별 해소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관련 단체의 활동을 ‘시민안전에 위협’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정부가 캠페인 부스 신청의사를 물어 왔기에 부스 하나를 신청한 것이 전부”라고 전하고, “정부는 어떤 근거로 에이즈 관련 단체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단정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정부 주도로 열리는 세계에이즈의 날 기념행사가 ‘차별과 편견을 넘자’는 취지와 달리 HIV감염인의 목소리와 참여를 배제한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HIV 감염인에게 폭도라는 낙인을 씌우고 차별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행사 취소는 시위보다는 콘서트 장소가 지하여서 안전문제가 우려됐기 때문이며 공문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에이즈퇴치연맹은 28일자 공문을 취소하고 이튿날 개최 장소의 안전문제 가능성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다시 발송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연맹이 처음 공문에서 행사취소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고, “희망콘서트는 에이즈 편견 해소 캠페인에 젊음과 문화라는 코드를 접목해 기획한 행사였지만 지하에서 안전문제가 발생하면 자칫 사고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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