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해경 부상자 존재 8일째 몰라 ‘부실 수사’

여수해경 부상자 존재 8일째 몰라 ‘부실 수사’

입력 2014-02-08 00:00
수정 2014-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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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격자 13명 조사하고도...수사 진척 없어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 유조선 충돌로 기름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여수해경이 수사에 허점을 드러내며 부실수사 의혹이 일고 있다.

현장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는데도 1주일이 넘도록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는가 하면 8일 동안의 조사에서도 도선사의 과실 여부 확인 등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7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유조선 선주의 선박대리점 협력업체에 고용돼 항구에 접안한 선박을 부두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고정하는 작업(일명 줄잡이)을 하던 이모(46)씨가 유조선이 잔교에 부딪치는 충격으로 바다에 추락했다.

이씨는 부서진 철제 구조물에 허벅지를 찔리기도 했으며 유출된 원유와 나프타 등을 뒤집어쓴 채 무너진 송유관 시설물을 잡고 바닷물 속에서 버텼다.

이씨는 구명재킷을 입고 시설물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버틴 지 40분 만에 동료 근로자가 던진 밧줄을 잡고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부상 장면은 소속 회사는 물론 GS 칼텍스 관계자도 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해경은 사고 발생 이후 8일 동안이나 GS칼텍스 관계자들은 물론 당시 현장에 있던 13명의 목격자를 두루 조사하고서도 이씨의 부상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해경은 이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고서야 부상자가 있는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서는 등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경은 지난 3일 기름유출 사고 중간수사 발표에서도 부상자 등 인적 피해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건 초기 해경의 안이한 대응 때문에 부상자 존재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해경은 또 사고 8일째인 이날까지 도선사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중간 수사 발표 이후 조사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도 도선사가 과속접안을 한 이유와 정확한 기름 유출량 등을 파악하지 못해 수사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김상배 서장은 이에 대해 “해경 방제함이 도착했을 때는 부상자는 이미 떠난 뒤였으며 당시 현장에서 도선사의 음주 측정, 기관 작동과 밸브차단 여부 등을 확인하느라 경황이 없었다”며 “이후에도 목격자들을 상대로 수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누구 하나 부상자 얘기는 하지 않아서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지금 확인해 보니 목격자들이 ‘물에 빠졌다가 구조된 뒤 바로 나갔기 때문에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가볍게 생각해서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어쨌든 그동안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사고의 원인과 유출량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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