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장이 송전탑 반대 주민에 100만∼300만원 돌려(종합)

경찰서장이 송전탑 반대 주민에 100만∼300만원 돌려(종합)

입력 2014-09-11 00:00
업데이트 2014-09-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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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경찰서장 “한전 지사장한테 제안해 받은 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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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전달한 돈 봉투
경찰이 전달한 돈 봉투 이현희 경북 청도경찰서장이 청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주민에게 전달한 돈 봉투. 경찰은 주민 치료비와 위로금 명목으로 추석 연휴 기간인 9일 주민 4명에게 100만∼300만원씩 모두 800만원을 전달했다.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현직 경찰서장이 추석 연휴에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100만∼300만원의 돈을 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중재 노력의 하나로 한국전력의 위로금을 대신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현직 경찰서장이 이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러 큰 파문이 예상된다.

시민단체는 중립을 지켜야 할 경찰이 주민을 회유하려 했다고 밝혔다.

11일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경북 청도경찰서의 한 직원은 추석 연휴인 지난 9일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사는 주민 6명에게 서장 이름이 찍힌 돈 봉투를 전달했다.

6명은 모두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주민이다.

이 가운데 2명은 돈을 돌려줬으나 4명은 받았다.

이들은 자식이 대신 받거나 경찰서 직원이 돈을 두고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명에게 300만원씩, 다른 2명에게 100만원씩 등 모두 800만원을 전달했다.

2명에게 300만원, 500만원을 전달하려다가 실패한 800만원을 포함하면 모두 1천600만원이다.

주민 6명에게 100만∼500만원을 차등 배분하려 한 점에 대해서 경찰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이 돈이 송전탑을 건설 중인 한전측의 위로금이라고 밝혔다.

이현희 청도경찰서장은 “내가 한전 대구경북지사장에게 제안해서 돈을 받아 주민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반대 주민이 오랫동안 농성이나 집회를 하면서 아프다고 해서 한전측이 위로금을 준 것으로 안다”며 “한전이 반대 주민과 대립하고 있어 직접 주기 어려우니 청도경찰서장이 대신 전달했다”고 했다.

시민단체는 한전측의 위로금이라면 중립을 지켜야 할 경찰이 한전의 앞잡이 노릇을 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보나 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 상황실장은 “주민이 돈을 요구한 적 없었고 서장으로부터 돈이나 선물을 받을 만큼 사이가 좋지도 않다”며 “경찰이 반대 주민을 회유하려고 한 것이고 한전의 앞잡이나 용역 노릇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전의 돈임에도 이 서장이 자신 이름의 봉투에 돈을 담아 건넨 점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돈의 출처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한전 대구경북 건설지사측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한전은 삼평1리에서 송전탑 기초 공사만 한 상태에서 주민 반발로 2년 가까이 공사를 중단했다가 지난 7월 21일 새벽 주민과 시민단체가 공사를 막기 위해 설치한 망루를 철거하고서 공사를 재개했다.

일부 주민과 대책위 관계자는 지중화를 요구하며 건설현장이나 도청 등지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경찰은 그동안 주민과 대책위 관계자 20여명을 연행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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