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가혹행위’ 당한 죄? 피해자부터 쫓아낸 軍

‘인분 가혹행위’ 당한 죄? 피해자부터 쫓아낸 軍

김정화 기자
입력 2019-07-03 18:02
업데이트 2019-07-0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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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방치 후 부적응자 캠프로 보내

최근 육군 동기생 사이에서 발생한 ‘인분 가혹행위’가 알려져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시민단체인 군 인권센터가 “군이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3일 성명을 내고 “피해자는 4월 초부터 영내 생활관 등에서 반복적으로 가혹 행위를 당했는데 소속 부대 중대장은 사건을 알고도 나흘이 지나서야 조치했다”면서 “그나마도 피해자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군 부적응자로 취급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A일병은 같은 부대 소속 동기생인 B일병과 함께 외박을 나갔다가 모텔에서 B일병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군 수사당국은 B일병으로부터 “A일병이 인분을 얼굴에 바르거나 입에 넣도록 강요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에 따르면 소속 부대의 중대장은 피해자의 신고로 지난달 13일 사건을 인지했지만 17일에야 피해자를 ‘그린캠프’에 입소시켰다. 그린캠프는 군 복무 부적응자 등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센터는 “가해자를 타 부대로 전출시키거나 격리해야 하는데 도리어 피해자를 부적응자 취급하며 쫓아낸 것”이라면서 “집단 폭행과 가혹 행위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를 나흘 가까이 가해자들 틈에 방치하면서 부대가 오히려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7-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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