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문제유출’ 끝까지 부인한 쌍둥이 딸 불구속 기소

‘숙명여고 문제유출’ 끝까지 부인한 쌍둥이 딸 불구속 기소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07-04 17:41
업데이트 2019-07-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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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전교 1등 두 딸 “실력으로 1등한 것…모함 받아” 주장 여전

‘문제유출’ 숙명여고 쌍둥이의 시험지
‘문제유출’ 숙명여고 쌍둥이의 시험지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해당 시험 문제의 정답(빨간 원)이 적혀있다. 2018.11.12
수서경찰서 제공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와 공모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쌍둥이 딸들이 불구속 기소됐다. 두 딸은 문제유출과 관련해 “실력으로 1등한 것이며 모함”이라며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김유철 부장검사)는 4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2)씨의 딸 A양과 B양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숙명여고 1학년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으로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쌍둥이 딸은 문과와 이과에서 나란히 전교 1등을 차지했으며 오답마저도 똑같아 의혹을 키웠다. 쌍둥이 딸 중 한 명은 2017년 1학기 59등에서 그해 2학기 전교 2등, 지난해 1학기에는 1등을 차지했다. 또다른 한 명은 같은 기간 121등에서 5등, 1등으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결정적으로 학교 측 실수로 오답이 정답으로 나간 주관식 문제에도 쌍둥이 딸들만 유일하게 오답까지 맞추면서 혐의에 무게를 실었다.
숙명여고 시험지 및 정답 유출 의혹과 관련해 서울 수서경찰서가 12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개한 유출 정황 증거. 경찰이 앞서 압수한 쌍둥이 자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메모에서 영어 시험 문제 유출 정황 등을 확인했다. 수서경찰서 제공
숙명여고 시험지 및 정답 유출 의혹과 관련해 서울 수서경찰서가 12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개한 유출 정황 증거. 경찰이 앞서 압수한 쌍둥이 자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메모에서 영어 시험 문제 유출 정황 등을 확인했다. 수서경찰서 제공
지난해 11월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현씨를 구속기소하는 점 등을 감안해 딸들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소년부로 송치했다. 소년부에서는 형사처벌 대신 감호 위탁과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한다.

그러나 서울가정법원 소년3단독 윤미림 판사는 지난달 A·B양 소년보호 사건을 검찰로 돌려보냈다. 소년법은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사실이 발견된 경우, 그 동기와 죄질이 형사처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검찰로 송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A·B양은 아버지 현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실력으로 1등을 한 것인데 시기 어린 모함을 받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현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 “딸들과 공모해 범행을 했다는 사정도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쌍둥이 딸의 성적 가운데 국어와 수학이 가지는 과목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학문 특성상 급격한 실력 향상이 이뤄지려면 기본적인 실력이 중요한데 중학교 때부터 오르기 직전까지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년 전 59점이었던 국어 성적이 1년 만에 100점을 맞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유출’ 숙명여고 쌍둥이의 시험지
‘문제유출’ 숙명여고 쌍둥이의 시험지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해당 시험 문제의 정답(빨간 원)이 적혀있다. 2018.11.12
수서경찰서 제공
숙명여고 쌍둥이 ‘전 과목 정답’ 메모
숙명여고 쌍둥이 ‘전 과목 정답’ 메모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 메모. 이 메모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발견됐다. 2018.11.12.
수서경찰서 제공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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