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일 고공 농성에도… 출구 안 보이는 ‘톨게이트 갈등’

98일 고공 농성에도… 출구 안 보이는 ‘톨게이트 갈등’

기민도 기자
입력 2019-10-06 21:06
업데이트 2019-10-0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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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원들 캐노피 내려와 희망버스 올라

시민 1500명과 도공 본사 농성장 합류
“사측과 교섭 전혀 없어… 고립감 느껴”
을지로위원회 “곧 노조 만나” 중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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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 성남의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 형태의 구조물) 위에서 98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요금 수납원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동료들과 포옹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캐노피에 남아 있던 노동자 6명은 이날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에 합류했다. 연합뉴스
5일 경기 성남의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 형태의 구조물) 위에서 98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요금 수납원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동료들과 포옹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캐노피에 남아 있던 노동자 6명은 이날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에 합류했다.
연합뉴스
전국 각지에서 1500여명의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로 모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을 응원했다. 10m 높이의 서울요금소 캐노피에서 농성을 이어 가던 노동자 6명도 98일째 된 날 지상으로 내려와 희망버스에 몸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농성장에서는 여전히 노동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고공농성 98일째 된 날 캐노피에서 내려와 본사 농성에 합류한 도명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지부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본사 점거 이후에도 노사 교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고립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결실이 있어서 캐노피에서 내려온 게 아니라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석 달 넘게 보지 못한 조합원들을 만나고 함께 있으니 힘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24시간 내내 듣던 차 소리가 윙윙거리는 것 같다”면서 “다친 발가락이 두 달이 넘도록 낫지 않아 정밀 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 충남, 충북, 광주, 전남, 대구, 경북, 부산 등에서 각각 출발한 1500여명의 시민들은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위한 시민사회 공동대책위’가 마련한 희망버스를 타고 도로공사 본사에 도착했다. 이들은 건물 안에서 농성 중인 250여명의 요금수납원에게 티셔츠, 양말, 휴대전화 거치대, 마스크 등을 담은 희망보따리를 전달하고 고공 농성자들을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다.

하지만 희망버스가 떠나자 도로공사 농성장에 펜스가 쳐지면서 크고 작은 충돌이 잇따랐다. 민주일반연맹에 따르면 6일 오전 7시쯤 경찰이 농성장 입구 전부를 펜스로 가로막았다.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는 “(경찰이) 오전 8시 30분쯤부터 아침밥도 반입시키지 않다가 격렬한 항의 끝에 오전 10시 30분쯤 겨우 전달했다”면서 “격렬히 저항한 3명이 실신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성 장기화에도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을지로위원회는 최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한국노총 톨게이트 노조에 중재안을 제안했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노조가 안을 수용하면 이를 가지고 도로공사 측과 논의를 하려고 한다”면서 “조만간 노조 측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요금수납 노동자 1420명은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고 이들 중 304명이 최근 6년 만에 난 대법원 판결을 통해 근로자 지위를 확인받았다. 나머지 1116명은 1,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9-10-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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