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성금 도난…경찰 “용의자 추적”
연말이면 전북 전주시 노송동에 찾아오는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이 사라져 30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성금을 두고 간 곳으로 추정되는 노송동주민센터 뒤 ‘희망을 주는 나무’. 2019.12.3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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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만원 상당 회수…범행 동기·경위 등 조사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전달한 성금을 훔쳐 간 용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들이 훔쳐 갔던 성금도 회수했다.
30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에 기부자가 놓아둔 성금을 훔쳐 간 용의자 2명을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충남 논산과 대전 인근에서 각각 검거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노송동 주민센터 뒤편 ‘희망을 주는 나무 아래’에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0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추적해 범행 4시간여 만에 용의자들을 긴급 체포했다.
전북경찰청은 용의자들이 차량을 이용해 충남지역으로 도주한 것을 CCTV로 확인하고 충남경찰청과 공조해 조기 검거에 이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거 당시 용의자들은 성금을 쓰지 않고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다녀간 얼굴 없는 천사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28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노송동 주민센터 옆 기부천사쉼터 공원에 놓고 간 성금과 응원 쪽지.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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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산서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소지한 현금이 성금 전액인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르면 한 시간 안에 용의자 신병을 넘겨받아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는 익명의 기부자는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면서 58만 4000원을 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 상당을 기부해 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가 19년 동안 두고 간 성금은 모두 6억 834만 660원에 달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