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말썽” 코로나19 지역 차별·혐오, 방역 구멍 부른다

“○○사람이 말썽” 코로나19 지역 차별·혐오, 방역 구멍 부른다

이보희 기자
입력 2020-05-02 13:32
업데이트 2020-05-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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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완치된 확진환자나 환자가 많이 발생한 특정지역에 대한 차별이나 관광지를 방문한 외지인에 대한 혐오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어 “바이러스는 우연적인 사건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출신이나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며 “감염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우거나 이를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발병했던 대구·경북에 대한 혐오 게시물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대구에 거주하는 한 남성(19)이 부산의 클럽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관련 기사에는 “대구 사람들은 정말 말썽이다” “확진자들을 만나서 때리고 싶다” 등 비판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러한 특정 지역을 차별하는 행위가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손 반장은 경고했다.

확진환자 혹은 환자 발생이 많았던 특정 지역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의심 증상이 생겨도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를 숨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감염 환자는 자신의 행선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꺼릴 수 있다.

이렇게 생긴 방역망의 구멍은 다시 대규모 확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확진 환자 혹은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오히려 무고한 환자들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

손 반장은 “확진 환자나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과 비난을 멈춰주시고 함께 이겨내자는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차별과 배제보다는 사회적인 연대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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