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5·18 최후항쟁 유공자 이연씨 묘소 찾아

문재인 대통령 5·18 최후항쟁 유공자 이연씨 묘소 찾아

최치봉 기자
입력 2020-05-18 13:02
수정 2020-05-1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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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문 대통령,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5.18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추모탑 헌화 후 제 2묘역에 묻힌 고 이연씨의 묘지를 찾았다.

이씨는 1980년 5월 27일 새벽 상무충정작전이 펼쳐졌던 옛 전남도청과 광주YMCA 5·18 최후항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다.

민주화운동으로 수차례 투옥된 큰형 이강 씨의 영향을 받은 듯 이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고교를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거쳐 1980년 전남대학교에 입학했다.

그해 5월 18일 비상계엄이 확대되자 이씨는 선배들과 함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시민군과 총격전 끝에 광주 외곽으로 물러간 계엄군이 다시 진압작전을 펼 것이라는 소식에도 그는 옛 전남도청과 이웃한 YWCA를 사수하는 역할을 맡았다.

27일 새벽,어둠을 틈타 계엄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됐다.

그는 죽을 각오로 계엄군과 총격전을 벌였지만 가지고 있던 구형 총기의 노리쇠가 고장나면서 계엄군에게 붙잡혔다.이때 17명이 숨지고 이씨와 함께 전남도청과 YWCA 등에서 200여명이 붙잡혔다.

이씨의 둘째 누나 이정씨도 전남도청에서 취사반장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진압작전 직전 빠져나와 목숨을 구했다.

그는 곧바로 군부대로 끌려가 가혹한 구타를 당해야 했다.

특히 남민련 사건으로 구속돼 있던 큰형의 사주를 받은 것 아니냐며 유독 심한 가혹행위가 이뤄졌다.

그는 매일같이 끌려나가 혼절해 돌아왔다.

그러던 와중에도 다른 수감자들이 서로 먹을 것이 부족해 다투자 자신의 몫을 대신 전해주기도 했다고 그와 함께 수감됐던 이들은 전한다.

이씨 가족들은 최후 진압작전이 끝난 뒤에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그의 생사를 걱정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를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하지만 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씨 가족들은 그가 두달 뒤 이씨가 재판에 넘겨진다는 한 장의 통지서를 받고서야 행방을 알게 됐다.

군 부대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었던 그는 재판을 받고서야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하지만 그는 5·18 최후항쟁에서 숨진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에 평생을 힘들어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출소한 뒤 ‘폭도’라는 낙인이 찍혀 학교를 더는 다니지 못하게 된 이씨는 다시 시험을 치러 서강대학교에 입학,야학 활동 등을 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후 서울에서 삶을 이어간 이씨는 58세가 되던 지난해 7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제2묘역에 안치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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