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마친 ‘경비원 폭행’ 주민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경비원 폭행 입주민이 18일 오전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2020.5.18/뉴스1
18일 경비원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59)씨가 지난 4일 15분 분량의 음성 유서를 남겼다고 YTN이 보도했다. 이날은 최씨가 근무지인 아파트에서 첫 번째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날이다. 당시 그는 주민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최 씨는 10일 자택에서 또다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망했다.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의 자필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뒤늦게 공개된 녹음 파일에서 경비원 최씨는 “진짜 저 A씨(가해자)라는 사람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 진짜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아나?”라며 “네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 끝나니까”라고 말했다.
1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입주민이 ‘주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를 추모하기 위해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2020.5.11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그는 “A씨가 고문을 즐기는 얼굴”이라며 “겁나는 얼굴이다. 저같이 선한 사람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겠나”라고 말했다. 또 최씨는 “저 A씨라는 사람한테 다시 안 당하게,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게 제발 도와달라.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처벌도 요구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오후 1시께부터 상해, 폭행 등 혐의로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1시간 동안 조사했다. A씨는 최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했다거나 협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소환과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