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깃발 들었다”…여성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 이유

“3년 만에 깃발 들었다”…여성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 이유

김정화 기자
입력 2022-10-16 17:24
업데이트 2022-10-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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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첫 대규모 반대집회
추산 2500명 참여…도심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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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195개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집회에서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2.10.15/뉴스1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195개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집회에서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2.10.15/뉴스1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면서 여성계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첫 대규모 반대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한목소리로 “여가부 폐지는 성평등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조직개편안을 철회하고 성평등 부처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서울 종각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이예진(23)씨는 16일 “여성에 대한 사회구조적 차별은 여전히 큰데 이게 일상적이다 보니 오히려 무뎌지는 것 같다”면서 “제발 정부에서 여성 목소리를 귀담아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한국여성단체연합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195개 여성·시민단체가 주최했는데, 정부의 조직개편안 발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집회라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집회에서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 등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10.15. 뉴시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집회에서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 등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10.15. 뉴시스
주최 측 추산 2500명(온라인 참가자 포함)이 모인 자리에서 여성들은 모두 저마다의 절박한 외침을 내질렀다. 이씨는 “현재 정부 정책은 완전히 여성을 지우겠다는 뜻”이라며 “(이번 집회에) 여성들이 많이 참여한 건 그만큼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영(28)씨는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의 조주빈,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신당역 살인 사건 전주환 등 여성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았는데 그동안 코로나19로 연대 자리가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서씨와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지원(28)씨는 “집회에 오면 나만 답답한 게 아니란 걸 느낀다. 특히 여가부 폐지안에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아 답답했다”면서 “우리 얘기를 직접 전하는 기회가 소중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교 1학년 김소연(19)씨는 “2018년 불법 촬영을 규탄하는 혜화역 시위 때는 고등학생이라 참여하지 못했다”면서“이번에 집회를 와보니 혼자보다 여럿이 목소리를 내는 게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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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여가부
사라지는 여가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정부서울청사 내 여성가족부 모습. 행정안전부는 5일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에게 여가부를 보건복지부 산하 신설조직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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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여성 인권을 지키려면 여가부가 필요하다”며 “집회에 나온다고 해서 ‘정부가 바뀔까’라는 회의감도 들지만 대통령 한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계속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강정희씨는 “남성 노동자 위주의 공업도시 울산에서는 이미 성평등 정책이 사라지는 등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평등을 포기하는 건 곧 미래 비전을 포기한다는 뜻”이라며 “여성들도 계속 목소리를 내고 이에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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