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쌓은 돌탑에… 금오름 맹꽁이는 살 곳을 잃다

관광객이 쌓은 돌탑에… 금오름 맹꽁이는 살 곳을 잃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04-04 14:00
업데이트 2023-04-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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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읍 금악리 금오름 분화구가 관광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으로 인해 맹꽁이 등 양서류들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한림읍 금악리 금오름 분화구가 관광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으로 인해 맹꽁이 등 양서류들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오름 훼손으로 논란이 되었던 금오름이 맹꽁이 서식지 훼손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최근 이곳에서 맹꽁이 330여개체와 10만여개의 맹꽁이알이 확인됐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금오름은 산정상부 52m 가량 깊이의 분화구가 형성된 화산체로, ‘금악담’이라 불리는 화구호 습지를 지닌 오름이다.

이곳은 우마를 방목했던 곳으로 유기물이 풍부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맹꽁이를 비롯하여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금오름이 각종 매체에 소개되고, 이효리가 뮤직비디오 찍은 곳으로도 유명해 사진 명소로 떠올라 탐방객 증가에 따른 오름 훼손이 심각하다. 특히, 탐방객들이 금오름 정상 분화구의 습지 주변에 무심코 쌓은 돌탑으로 인해 양서류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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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롱뇽은 이미 번식을 시작했지만 알 또한 햇빛을 피할 곳이 없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도롱뇽은 이미 번식을 시작했지만 알 또한 햇빛을 피할 곳이 없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논평을 낸 제주환경운동연합 측은 “피부 호흡을 해야 하는 양서류는 피부가 항상 촉촉해야 공기 중의 산소가 녹아 체내에 공급될 수 있으므로 물과 가까운 곳이나 숲이 우거진 곳에 산다”면서 “하지만 금오름 분화구 내부에는 그늘이라 할 수 있는 식생이 없어 화산송이가 양서류의 유일한 그늘막인데 탐방객들이 습지 주변에 널려있는 돌들을 주워 무심코 쌓은 돌탑이 양서류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탐방객 급증에 따른 금오름 훼손 문제가 지적되었지만 제주도는 금오름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오름의 관리와 관련해 제주도가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환경단체는 “오름 분화구 내 습지 주변에 만들어진 화산송이탑을 원상 복구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내표지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오름 분화구 습지의 보전방안을 수립·시행하고, 이와 유사한 사례는 없는지 도내 오름의 이용 및 보전관리 실태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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