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만 일하는 선생님, 아이 잘 돌볼까”

“4시간만 일하는 선생님, 아이 잘 돌볼까”

입력 2013-11-21 00:00
업데이트 2013-11-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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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공립 시간선택제 교사 배치’에 학부모들 술렁

학부모들이 최근 ‘국공립학교에 시간선택제 교사를 배치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술렁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교사가 과연 우리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교육마저 정치 논리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원단체도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은) 교직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예비 학부모 허모(45·여)씨는 20일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수업이 끝나고 상담이라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허씨는 “4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면 잠깐 학교에서 일하고 학원 등에서 겸직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시간제 교사 비율을 보면서 학군을 선택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 근거를 마련한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2학기부터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교사 6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계획에 따른 것으로, 2015년 800명, 2016년 1000명, 2017년 1200명 등 앞으로 4년간 3600명을 뽑는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와 교원단체 등은 시간선택제 교사가 공교육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교육부 항의 방문을 계획 중’이라는 학부모 김모(36·여)씨는 “아무리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은 교육 현장에 무자격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최소한 교육은 해당 과목 전공자에 임용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로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직은 단순히 수업을 하는 게 아니라 학생과 소통하며 생활을 지도하는 총체적 행위”라면서 “시간선택제 교사는 이런 교사의 책무를 포기하고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일자리 창출확대 정책에는 이견이 없지만 교육 분야에 시간 선택제를 적용하는 것은 교직의 전문성을 붕괴시키고 수업을 단순한 노무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서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 입법예고 전에 이를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지역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강사로 일하는 이모(28·여) 교사는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정규직 교사들도 존재한다”면서 “시간제 교사라고 책임감이 없고 실력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거둬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3-11-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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