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두 개의 ‘심장’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두 개의 ‘심장’

입력 2012-06-11 00:00
업데이트 2012-06-11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심장’의 의미는 중의적입니다. 신체 장기로서의 심장이 그 하나입니다. 이때의 심장은 태어나서 박동을 시작해 죽어서야 멈추는 생체적 노예기관으로서의 그것입니다. 심장을 노예기관이라고 말한 것은 엄청난 고역을 묵묵히 감당한다는 뜻입니다. 간단하게 계산해 분당 60∼70회에서 많게는 100회 이상 박동을 반복합니다. 요즘 평균 수명을 70세로 보고 계산하면 평생 적게는 22억 번에서 많게는 36억 번을 줄창 뛰어댄다는 뜻입니다. 무슨, 정교한 첨단 기계장치도 아니고, 고작 주먹만 한 근육덩어리일 뿐인 심장이 그렇게 뛰다가 삐끗 박자가 어긋나거나 고장이라도 나서 우뚝, 멈춰서면 그때가 바로 생과 사가 갈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됩니다.

다른 의미로는 열정·감성·사랑을 뜻합니다. 사랑을 의미하는 ‘♥’가 심장의 형태를 본뜬 것이라면 이해가 빠르겠지요. 흔히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라고 할 때의 그 가슴은 이성에 인간적 풍미를 더하는 심장을 말합니다. 그래서 말들 하지요. 영악하게 시류를 잘 타거나 지나치게 기계적이어서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는 사람을 두고 “머리는 좋은데 가슴이 영∼.”이라거나 “머리만 믿지 말고, 가슴 뛰는 소리도 좀 들으면서 살라.”고요. 세상 일이 마치 번갯불이 튀듯 머리만 잘 굴려서 되는 게 아니라 더러는 이해와 계산, 딱딱한 논리로 가득 찬 머리를 텅 비우고 모든 일을 가슴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말하고 보니 ‘당신의 심장은 건강하냐.’는 제 안부인사에 혹 복선은 없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실 터이지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이 심장이든, 저 심장이든 둘은 다른 듯 같아서 한쪽이 건강하다면 다른 쪽도 덩달아 건강하겠지요.

그래도 한번 뿐인 세상, 머리만 굴리다가 하릴없이 스러지는 일은 아무래도 성에 차지 않습니다. 생체 심장이야 목숨 하나일 뿐이지만 마음의 심장은 삶의 질이기도 하고, 명예이기도 하고, 생애의 가치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가끔씩은 마음의 심장도 어루만져 가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입니다.

jeshim@seoul.co.kr

2012-06-11 24면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