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가량 창틀 공사 중단…전체 공사엔 지장 없어
헌법재판소가 진행 중이던 내부 개축 공사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중단됐다. 공사가 중단된 건 예산 부족이나 건축 설계의 문제도 아닌 3개의 작은 새알 때문이다.어미의 마음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중정 나무에 둥지를 튼 어미 직박구리가 둥지에서 부화한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려주고 있다. 헌재는 새끼 새들의 성장을 위해 당분간 둥지 근처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헌법재판소 제공
어미 새는 천장이 없어 뚫린 헌재 중정에 튼 둥지로 부지런히 곤충 등 먹이를 구해 나르며 새끼를 보살폈다. 이 새들은 한반도 중부지방 텃새 중 하나인 ‘직박구리’로 확인됐다.
헌재는 직박구리가 희귀종은 아니지만, 새끼 새들이 성장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공사를 잠시 멈추고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공사를 마저 진행할 경우 발생하는 먼지나 소음이 남은 알의 부화와 새끼들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틀 쪽 공사는 시급한 공사가 아니어서 잠시 멈춰도 전체 공사 진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 세상에 나온 생명과 하나의 준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중정 나무의 직박구리 둥지에서 갓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이 입을 벌리고 어미 새를 찾고 있다. 새끼 직박구리 두 마리 사이로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 하나가 보인다. 헌법재판소 제공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