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자동물시계 ‘흠경각옥루’ 580여년 만에 복원 성공

조선시대 자동물시계 ‘흠경각옥루’ 580여년 만에 복원 성공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9-09 15:42
수정 2019-09-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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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인조~효종 시대 이후 사라졌던 옥루, 실제 크기로 복원

흠경각옥루 복원 모습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흠경각옥루 복원 모습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1438년 조선 세종 때 장영실이 만든 시계와 천문관측기구를 결합시킨 정밀장치 ‘흠경각옥루’가 581년만에 복원됐다.

국립중앙과학관 과학유산보존과 연구진을 중심으로 고(古)천문학자, 고문헌학자, 복식사학자, 조경사학자, 고건축학자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고문헌을 바탕으로 경복궁 천추전 서쪽에 설치됐던 흠경각옥루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흠경각옥루는 세종 때 처음 설치됐다가 임진왜란 때 전소돼 광해군 초기에 복원됐으나 인종~효종기를 거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흠경각은 경복궁 보루각에 있는 자동물시계인 자격루와 후원에 있는 천문관측기기인 간의대가 떨어져 있어서 관측 결과를 결합시켜 알 수 없기 때문에 1487년 세종이 장영실에게 명해 1438년 1월 완공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천문관측시계인 옥루를 설치했다.

연구팀은 세종실록에 수록된 흠경각기와 동문선, 신증동국여지승람, 어제궁궐지 등의 기록을 대조해 복원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흠경각옥루 시보장치가 4단으로 돼 있다는 학계의 기존 주장과는 달리 5단 시보의 자동물시계였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이번에 연구진은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m 크기로 원형 복원했다.
복원된 흠경각옥루 내부 구조 모습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복원된 흠경각옥루 내부 구조 모습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흠경각옥루 혼의와 기계시계 장치가 결합된 천문시계로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혼천의나 혼천시계의 원형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옥루는 1434년 제작된 자격루와 제작의도와 내부구조가 전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흠경각옥루는 자동물시계에 태양 운행장치를 결합해 정밀하게 만든 것으로 시, 경, 점을 모두 청각과 시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자격루는 당시 조선 표준시계로 정밀하게 시각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반면 흠경각옥루는 하늘이 정해주는 시각을 바탕으로 농경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흠경각옥루 주변에 펼쳐진 빈풍도. 현대 디오라마 형식으로 농사짓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봄과 겨울 농사 짓는 모습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흠경각옥루 주변에 펼쳐진 빈풍도. 현대 디오라마 형식으로 농사짓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봄과 겨울 농사 짓는 모습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실제로 옥루 주변에 4계절에 따라 농사짓는 모습을 현대의 디오라마 형태로 펼쳐 놓은 ‘빈풍도’를 설치해 백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조선의 유교사상과 중국의 수차 동력장치, 이슬람의 구슬을 이용한 인형구동장치 같은 당대 선진과학기술과 철학을 결합시킨 과학적 결과물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복원된 흠경각옥루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관 전통과학분야에 전시 중이다.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m 실물크기로 복원된 흠경각옥루.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 설치돼 전시 중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m 실물크기로 복원된 흠경각옥루.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 설치돼 전시 중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정병선 국립중앙과학관장은 “흠경각옥루는 세계 기계시계발달사에 한 획을 긋는 장치로 문헌으로만 전해져 오던 것을 580여년 만에 복원시키는데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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