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인조~효종 시대 이후 사라졌던 옥루, 실제 크기로 복원
흠경각옥루 복원 모습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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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과학관 과학유산보존과 연구진을 중심으로 고(古)천문학자, 고문헌학자, 복식사학자, 조경사학자, 고건축학자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고문헌을 바탕으로 경복궁 천추전 서쪽에 설치됐던 흠경각옥루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흠경각옥루는 세종 때 처음 설치됐다가 임진왜란 때 전소돼 광해군 초기에 복원됐으나 인종~효종기를 거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흠경각은 경복궁 보루각에 있는 자동물시계인 자격루와 후원에 있는 천문관측기기인 간의대가 떨어져 있어서 관측 결과를 결합시켜 알 수 없기 때문에 1487년 세종이 장영실에게 명해 1438년 1월 완공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천문관측시계인 옥루를 설치했다.
연구팀은 세종실록에 수록된 흠경각기와 동문선, 신증동국여지승람, 어제궁궐지 등의 기록을 대조해 복원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흠경각옥루 시보장치가 4단으로 돼 있다는 학계의 기존 주장과는 달리 5단 시보의 자동물시계였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이번에 연구진은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m 크기로 원형 복원했다.
복원된 흠경각옥루 내부 구조 모습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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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경각옥루는 자동물시계에 태양 운행장치를 결합해 정밀하게 만든 것으로 시, 경, 점을 모두 청각과 시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자격루는 당시 조선 표준시계로 정밀하게 시각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반면 흠경각옥루는 하늘이 정해주는 시각을 바탕으로 농경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흠경각옥루 주변에 펼쳐진 빈풍도. 현대 디오라마 형식으로 농사짓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봄과 겨울 농사 짓는 모습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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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유교사상과 중국의 수차 동력장치, 이슬람의 구슬을 이용한 인형구동장치 같은 당대 선진과학기술과 철학을 결합시킨 과학적 결과물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복원된 흠경각옥루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관 전통과학분야에 전시 중이다.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m 실물크기로 복원된 흠경각옥루.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 설치돼 전시 중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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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