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뚜껑 열고 물 내렸을 때 미세에어로졸 구름 형성돼 화장실 전체 감염 위험
화장실 변기 뚜껑 열고 물내렸다가는 코로나19 걸린다
물리학자와 공학자들의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변기뚜껑을 열고 물을 내렸다가는 화장실 전체에 바이러스 구름이 형성돼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그런데 물리학자와 공학자들이 화장실에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는지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다.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릴 경우 에어로졸 구름이 만들어져 확산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이다. 더군다나 외국의 일부 공중화장실에는 뚜껑이 없는 경우가 많아 화장실 감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둥난대 에너지환경학부, 쑤저우과학기술대 환경공학부, 양저우대 전기에너지전력공학부 공동연구팀은 수세식 변기에서 뚜껑을 덮지 않고 물을 내릴 경우 바이러스를 포함한 보이지 않는 액체입자 덩어리, 일종의 구름을 형성하고 지속시간도 길다는 연구결과를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체물리학 저널’ 17일자에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흡기 뿐만 아니라 소화기관으로까지 옮겨가 배변에 섞여 배출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화장실 감염의 가능성이 제기된 적도 있었지만 단순히 화장실에 앉았던 것만으로는 감염되기 어렵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연구팀은 점성을 가진 유체의 움직임을 설명해주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변기 물을 내렸을 때 곧장 내려가는 경우와 빙글빙글 돌아 회전하면서 내려가는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해 변기에서 공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는 수 많은 작은 물방울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그 결과 어떤 경우든 변기에서 물이 내려가면서 와류가 형성되고 미세물방울이 1~2m 높이까지 튀어올라가게 되고 환기상태에 따라 확산반경은 광범위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물방울은 매우 작아져서 1분 이상 공기 중에 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변기로 물이 내려오는 구멍이 2개일 경우 물이 쏟아져 내려오는 속도는 더 빨라지게 돼 에어로졸 입자는 더 빠르고 더 높고 넓게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뚜껑을 덮지 않고 변기 물을 내렸을 경우 바이러스가 함유된 미세물방울(에어로졸) 구름이 크고 넓게 형성되며 옆 칸에 있는 사람이나 바깥에 있는 사람이 에어로졸을 흡입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지속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의 화장실 감염을 막기 위한 유일하면서 간단한 해결책은 물을 내리기 전 변기 뚜껑을 닫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왕지상 양저우대 박사는 “공중화장실에 많은 사람이 몰려있는 경우 무증상 감염자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렸을 경우를 상상해볼 경우 화장실 이용자 전체가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화장실 물을 내리기 전에 뚜껑이 저절로 닫혀지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