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40대 神弓 나왔다

-전국체전- 40대 神弓 나왔다

입력 2011-10-09 00:00
수정 2011-10-09 15: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25시25중(二十五矢二十五中)!”

제9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신궁(神弓)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궁도 개인전에 출전한 공인 9단 김연수(44·인천메트로) 씨.

김 씨는 9일 경기 안산 광덕정에서 막을 내린 개인전에서 25시 합계 25중을 기록해 우승했다.

지난 7일 10발 만점, 8일 10발 만점에 이어 이날도 5발을 정확히 과녁에 꽂았다.

대한궁도협회에 따르면 1946년부터 시작된 전국체전 궁도에서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선수는 김 씨 이전엔 없었다.

협회 관계자는 25시를 하루에 몰아쏘는 방식의 경기에서만 전례가 있을 만큼 매우 진귀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좋은 기록은 컨디션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몰아쏘면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국체전은 사흘에 걸쳐 열리기 때문에 매일 만점을 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최고의 신궁이 이번 체전에서 탄생했다는 축하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김 씨가 우리 전통활인 각궁(角弓)과 전통화살인 죽시(竹矢)를 처음으로 잡은 것은 1996년 6월28일이다.

그는 “활터에 들렀다가 활을 쏘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고 궁도에 매료된 날짜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기기술자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5년 전부터는 실업팀에 들어가 엘리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작년까지 성남시청에 몸담았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사정으로 운동부가 대거 해체되면서 인천메트로로 옮겼다.

김 씨는 신궁이라는 수식이 과언이 아닐 정도의 특별한 존재가 됐다는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게 굳이 있다면 활을 대하는 자세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활은 힘과 기술로 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쏜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맞히려 하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는 것을 활을 잡고 10년 만에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홀로 심야에 산속 낚시터에 머무는 게 훈련이자 생활의 한 부분이며 즐거움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고요한 낚시터에서 활을 어떻게 쏘아야 할지 계속 명상한다”며 “낚시를 하지만 활을 가지고 가지 않는 때는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환갑 때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다가 그 뒤에는 산속에 들어가 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