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1위···농구 대통령 아빠 후광일까 탁월한 실력 때문일까

허훈,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1위···농구 대통령 아빠 후광일까 탁월한 실력 때문일까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9-12-26 16:20
업데이트 2019-12-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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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5만표 얻어 LG 김시래 5000표차로 제쳐
올시즌 공격력까지 겸비한 듀얼 가드 포텐 폭발
국내 득점 1위+어시스트 전체 1위 MVP급 질주
과거 대표팀 발탁 당시 아빠 찬스 논란 날려버려

‘농구 대통령’의 차남이 형에 이어 국내 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올랐다. 탁월한 실력 때문일까, 아니면 아버지의 후광 덕분일까.
지난 14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창원 LG-부산 kt 경기에서 kt 허훈이 LG 김시래의 밀착 마크를 제치며 골밑으로 대시하고 있다. 이날 kt가 74-73으로 이겼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창원 LG-부산 kt 경기에서 kt 허훈이 LG 김시래의 밀착 마크를 제치며 골밑으로 대시하고 있다. 이날 kt가 74-73으로 이겼다. 연합뉴스
부산 kt의 가드 허훈(24)이 2019~20시즌 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KBL은 26일 “전날 마감한 팬 투표 결과 총투표수 11만 4187표 가운데 5만 104표를 얻은 허훈이 4만 5952표의 김시래(창원 LG)를 제치고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리는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아들인 허훈은 프로 데뷔 세 시즌째에 국내 최고 인기 농구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두 살 위 형인 허웅(원주 DB)도 2015~16시즌과 2016~17시즌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형제가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석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허훈은 대학 시절이던 2016년 아버지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남자농구 대표팀에 형과 함께 나란히 발탁되며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무리한 발탁이라는 비판에도 허 감독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허훈의 올스타 투표 1위 등극도 아버지 덕택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결과가 아니겠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허훈이 올 시즌 들어 경기 조율 능력은 물론 매서운 득점력까지 장착한 듀얼 가드로서의 ‘포텐’을 폭발시키며 농구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뗀 결과라는 게 농구계의 중론이다. 아버지나 형에 견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훈훈한 외모는 덤.

실제 앞선 두 시즌에서 어시스트 능력을 뽐내 온 허훈은 올 시즌 중장거리 슈팅 능력이 개선되며 득점이 크게 향상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22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득점 16.5점에 어시스트 7.4개, 3점슛 2.2개를 기록하고 있다. 1라운드 MVP에다가 득점 국내 1위, 어시스트 전체 1위, 3점슛 전체 3위, 스틸 1.3개 전체 8위다.

허훈은 또 지난 10월 19일 창원 LG전 32득점, 하루 뒤 원주 DB전 3점슛 9개(연속 성공은 KBL 역대 2번째), 12월 3일 서울 삼성전 어시스트 13개 등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직전 시즌 허훈은 30경기에서 평균 11.3점, 어시스트 4.1개, 3점슛 1.6개, 데뷔 시즌에는 32경기를 뛰며 평균 10.6점, 어시스트 4.3개, 3점슛 0.9개를 기록한 바 있다. 팀 기여도도 압도적이다. kt는 이달 중순 허훈이 부상당하기 전까지는 7연승을 내달리며 2위까지 치솟았다가 허훈의 공백 이후 6위로 곤두박질쳤다.
만약 허훈이 부상 복귀 이후에도 흐름을 이어 가 득점 국내 1위와 어시스트 1위를 석권한다면 아버지도 하지 못한 기록을 세우며 23년 KBL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정규리그 MVP도 뒤따를 게 당연하다. 농구계 관계자는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를 세대별로 살펴보면 1960년대생에는 허재·강동희, 1970년대생에는 이상민·김승현·주희정·신기성, 1980년대생에는 양동근·김태술·김선형이 있다”면서 “허훈이 성장세를 유지하면 1990년대생을 대표하며 계보를 이을 것”이라고 했다.

올스타전은 내년 1월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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