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우승 배영수 “마무리 투수 등판 상상 이뤄졌다”

8번째 우승 배영수 “마무리 투수 등판 상상 이뤄졌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10-26 20:48
업데이트 2019-10-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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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4차전 극적으로 등판해 경기 마무리

배영수가 26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우승 후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배영수가 26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우승 후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내가 10회까지 노히트로 막았던 놈인데 이거 못 막겠나 생각했다”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그리고 8번의 우승. 배영수는 프로야구에서 KS를 대표하는 선수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2004년 KS 비공인 10이닝 노히트노런과 2006년 팔꿈치와 맞바꾼 팀의 우승은 ‘푸른 피의 에이스’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기록이었다.

배영수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의 우승 드라마를 제 손으로 탈고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번 KS 등판 기록이 없던 배영수는 11-9로 앞선 연장 10회말 1사 상황에서 25번째 KS 등판을 한 뒤 아웃카운트 2개를 추가했다. KS 통산 최다등판 기록을 하나 더 늘린 배영수는 이날 세이브로 KS 통산 4승 6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7의 기록을 완성했다. 또한 임창용이 가지고 있던 38세 5개월 3일의 최고령 KS 세이브 기록도 만 38세 5개월 22일로 갈아치웠다.

배영수는 “솔직히 어제 밤에 마무리투수로 등판하는 상상을 했다”면서 “하늘에서 타이밍이 주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총력전으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불펜 대기를 하고 있었지만 출전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연장 10회에도 이용찬이 마운드에서 굳건히 버텼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이 마운드 방문 횟수를 착각하며 뜻하지 않게 투수 교체를 해야하는 상황이 연출됐고 배영수가 등판했다. 배영수는 “감독님이 우연찮게 선을 넘어버리셔서 극적으로 올라가게 되니 흥분했다”면서 “감독님이 한 번은 던지게 해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약속 지켰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상대 타자는 박병호와 제리 샌즈.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배영수는 “용찬이한테 믿으라고 말하고 올라갔다. 자신있었다”면서 “나가면서 정말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15년 전 KS를 생각했다. 그해 현대 유니콘스와의 KS 4차전에서 배영수는 10이닝 노히트를 기록했다. 연장 12회까지 두 팀이 점수를 내지 못해 경기가 0-0으로 끝났지만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배영수는 “어떻게 보면 전신이 현대인데 나는 (현대 상대로) 10이닝까지 던졌던 놈”이라고 자신의 과거 활약을 상기시켰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투수 앞 땅볼이었다. 배영수가 직접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선수들이 모두 배영수를 향해 달려왔고 단 한 번의 등판에도 배영수는 주인공이 됐다.

시리즈를 좌우하는 에이스에서 지금은 등판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단역이지만 배영수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였다. 배영수는 “보름 전부터 죽을 힘을 다해서 던져보겠다고 했는데 타이밍이 운 좋게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해서 너무 좋고 8번째 반지다. 현역 중에 제일 많은 기록이고 누가 못 깨니까 너무 좋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글·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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