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첫 무관중 연습경기 가 보니
이강철 감독, 이성열 향해 “거리 두자”경기중 습관처럼 침 뱉는 선수도 없어
프로야구 개막이 다음달 5일로 확정된 가운데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선수들이 무관중 연습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진루에 성공한 선수들이 코치진과 주먹을 맞대지 않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달라진 경기장 풍경이 눈에 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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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연습경기가 열린 21일 낮 수원 kt위즈파크에 경기 전 인터뷰를 하기 위해 등장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코로나19로 취재진과 그물망을 사이에 두고 하는 인터뷰가 생소한 듯 이렇게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인터뷰 도중 자신을 향해 인사를 건넨 한화 외야수 이성열을 향해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를 두자”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오랜만에 다른 팀 선수를 보니 반갑다”고 했다.
코로나19로 한 달 넘게 멈춰 있던 프로야구가 다음달 5일 개막이 정해진 데 이어 이날 팀 간 연습경기가 시작되며 선수들과 감독들의 표정에는 생기가 돌았다. 하지만 예년에는 볼 수 없던 모습들이 곳곳에서 포착돼 아슬아슬한 ‘코로나19 시대’임을 실감케 했다.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통로는 1, 3루 쪽 엘리베이터가 유일했고 취재진 등 경기장에 출입하려는 외부인들은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체크를 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예외 없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한 선수들은 오랜만에 만난 다른 팀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하면서도 거리두기를 유지했다. 경기 전엔 달리기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마스크를 끼고 투구, 타격 훈련에 임했다. 평소 더그아웃에서 하던 감독 인터뷰도 관중석에서 이뤄졌다. 그라운드로 이어지는 길은 곳곳이 통제됐고, 최소한의 구단 관계자만 선수단과 함께했다.
프로야구 개막이 다음달 5일로 확정된 가운데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선수들이 무관중 연습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심판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달라진 경기장 풍경이 눈에 띄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경기 중 침 뱉는 행위를 금지함에 따라 침 뱉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경기답게 평소라면 팬들의 함성에 가려 들리지 않았을 더그아웃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리는 것도 이상한 경험이었다. kt가 4-2로 승리를 거뒀지만 kt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쁨을 나타내는 대신 그라운드에 모여 짤막하게 인사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니 반가웠지만 관중의 희로애락이 사라진 경기는 중요한 뭔가가 빠진 것처럼 허전한 느낌을 줬다. 팬들이 목이 터져라 부르는 응원가를 들으며 타석에 섰던 선수들의 허전함은 더하지 않을까.
프로야구 개막이 다음달 5일로 확정된 가운데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에서 SK 치어리더들이 응원을 펼치며 선수들의 흥을 돋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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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0-04-22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