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라운드 6언더파 66타로 역전 생애 첫 우승
아내이자 캐디 김유정씨 18번 홀 결정적 조언
프로골퍼 양지호와 아내 김유정씨
KPGA 제공
양지호가 우드로 투온을 노리려 하자 김유정씨는 눈으로 레이저를 쐈다. 그리고 우드를 뺏다시피 하며 아이언을 그의 손에 쥐여 줬다. 양지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그때 우드로 갖다 꽂으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원래 하던 대로 안전하게 치라고 해서 와이프 말을 듣고 클럽을 바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 결과 양지호는 18번 홀을 파로 마무리하며 2위 박성국(34)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데뷔 14년 만, 132번의 실패 끝에 거둔 첫 우승이다. 앞선 대회에서 데뷔 12년 만에 우승했던 박은신(32)은 3언더파 285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양지호는 이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양지호는 2008년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이 올해 GS칼텍스·매경오픈 4위였다. 양지호는 2012년 일본 2부 투어와 2016년 국내 2부 투어에서 한 차례씩 우승했지만 정규투어에서는 이번이 첫 우승이다.
양지호
KPGA 제공
양지호는 인터뷰에서 “대회나 운동할 때 많이 도와주는데 평소에 감사하다는 말을 못 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다”며 “이번 기회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김씨도 “오빠, 고생했어”라고 화답하며 “앞으로 돈 더 많이 벌자”고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133번째 우승한 것에 대해 그는 “생각보다 빨리했다. 200경기는 돼야 우승하나 싶었는데…”라며 농담을 한 뒤 “사실 지난주 박은신 프로 우승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번 대회에 우승할지는 몰랐는데, 실감이 나지 않고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