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로스 ‘주먹감자’ 감싸안은 ‘덕장’ 슈틸리케

케이로스 ‘주먹감자’ 감싸안은 ‘덕장’ 슈틸리케

입력 2014-11-18 00:00
업데이트 2014-11-1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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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 대표팀 감독의 화해 손길 뒤에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덕담이 있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속한 한국의 최강희 감독(현 전북 현대 감독)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여 한국 팬들에게 악명이 높다.

특히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경기가 끝난 뒤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려 공분을 샀다.

그동안 중요한 경기에서 서로 발목을 잡으며 악연을 쌓은 한국과 이란이다. 여기에 최근의 감정싸움이 더해져 테헤란에는 마치 국제대회 결승전이 열리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평가전 하루 전날인 17일(한국시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케이로스 감독이 어떤 말을 할 지에 관심은 집중됐다.

그런데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축구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과거는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며 활짝 웃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감독은 “이란과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두 강자다. 특히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아시아 1위다. 한국은 랭킹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란을 치켜세웠으나 케이로스 감독은 오히려 한국과 맞붙게 돼 영광이라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케이로스 감독이 ‘전향’하게 된 배후에는 슈틸리케 감독의 ‘덕담’이 있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주최하는 워크숍이 열렸다. 월드컵에 출전한 역대 아시아 국가 대표팀 감독이 모두 모여 경험을 나누는 자리였다.

당연히 케이로스 감독과 슈틸리케 감독도 행사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과 마주앉아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케이로스 감독에게 ‘나와는 악연이 없지 않느냐. 과거는 잊고 좋은 경기를 하자’며 먼저 다가섰다”고 전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이 ‘팬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 당신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등의 덕담도 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양팀 사이에 쌓인 ‘앙금’을 풀기 위해 이란 언론의 취재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응했다.

대표팀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16일 밤 도착했다. 대표팀 스태프는 슈틸리케 감독이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한 만큼 공항으로 찾아온 이란 취재진 10여명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려고 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곳이건 첫인상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피곤하니까 바로 숙소행 버스에 타면 된다. 내가 인터뷰에 응하겠다”며 카메라 앞에 섰다.

이란 취재진이 ‘주먹 감자’ 사건과 관련한 날카로운 질문을 여러 차례 던졌으나 슈틸리케 감독은 끝까지 차분한 목소리로 인터뷰를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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