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코로나19로 리그중단한 여자배구... 슈퍼스타 이재영 근황은

[단독인터뷰] 코로나19로 리그중단한 여자배구... 슈퍼스타 이재영 근황은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3-17 16:34
수정 2020-03-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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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중단 뒤 17일째 숙소에만 있다

이재영(오른쪽)이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소재 흥국생명 숙소 인근에서 오후 훈련을 마치고 팀 동료 이주아(왼쪽)와 함께 핫바를 먹은 뒤 브이자를 그리며 셀카를 찍고 있다. 이재영 선수 제공
이재영(오른쪽)이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소재 흥국생명 숙소 인근에서 오후 훈련을 마치고 팀 동료 이주아(왼쪽)와 함께 핫바를 먹은 뒤 브이자를 그리며 셀카를 찍고 있다.
이재영 선수 제공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국내 프로배구가 17일로 정규리그를 전면 중단한지 2주가 됐다. 선수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경기 용인시의 선수단 숙소에 갇혀 훈련만 하고 지내는 한국 여자배구의 슈퍼스타 이재영과 이날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심경을 들어봤다.

-어떻게 지내나.

“재미없다. 지루하다. 언제 리그를 재개한다는 기약이 없으니까 별로다. 비시즌 같기도 하고. 의욕도 많이 떨어진다. 숙소에서 계속 지냈다. 정규리그 마지막 시합 끝나고 나서 한번도 나간 적 없다. 오전 운동은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운동은 3시반부터 6시까지 한다.

-컨디션이나 생활리듬이 무너지지는 않았나.

“생활리듬은 나쁘지 않다. 컨디션은 점점 올라오는 중이다. 시즌 초반에 100이었다면 그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거 같다.”

-동료들과 훈련할 때 감염이 걱정되진 않나.

“걱정되긴 한다.”

-마스크 쓰고 훈련하나. 손세정제도 쓰나.

“마스크 쓰고 훈련하지는 않는다. 손세정제를 쓰기보다는 손을 잘 씻는다. 구단에서 마스크가 나오긴 하는데 외출이 안되니까 쓸 일은 없다.”

-외출은 아예 못하나. (쌍둥이 동생) 이다영 선수 등 가족도 못만나나.

“우리 팀은 아예 못나간다. 그래서 힘들다. 엄마가 잠깐씩 오는 것 말고 외박은 한번도 없었다. 계속 운동만 하니 너무 답답하다. 빨리 (리그 재개 여부) 결정이 났으면 좋겠다.”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리그가 중단돼 아쉬웠을 거 같다.

“그때는 완벽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그 몸으로는 하기가 힘들었다. 생각보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서 이제는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남은 정규리그는 재개될까.

“할거면 빨리 하고 안될 거 같으면 빨리 결정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더 연기되면 힘들지 않을까. 언제 시즌이 시작될지 모르니 컨디션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 우리 오빠(남자친구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서진용 선수) 어떡하지? SK 협력 업체 직원이 코로나 확진이라는데, 걱정이 많이 된다.”

-서진용 선수랑은 연락을 자주 하나.

“그렇다.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덜어주는 존재다. 오빠 때문에 좀 힘이 난다. 보고 싶은데 못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른 팀의 일부 외국인 선수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자진 탈퇴했는데 리그가 재개돼도 정상적으로 진행될까. 흥국생명 외국인선수는 이탈 의사가 없나.

“내가 함부로 말할 문제는 아니다.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닐까. 우리 팀 루시아 선수는 그런 거 신경 안쓰고 잘 지내고 있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뭔가 좋은 일(도쿄올림픽 예선에서 본선 진출에 성공) 하고 돌아왔는데 바로 부상을 당했다. 국대경기 때문에 비행기 한 번 타고 나면 무릎이 팅팅 붓는다. 올림픽과 무릎을 바꿔놓은 상태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 때문에 시즌이 중단되더니 올림픽이 연기된다는 소리가 나오니 마음이 굉장히 복잡하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나 하는 생각.”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힘들까봐 팬들이 택배로 선물을 보내주신다. 너무 고맙다. 경기를 뛰어서 보답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답답하다. 시즌도 시즌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팬들의 건강이 많이 걱정된다.”

-특별히 고마운 팬이 있는가.

“고마운 팬들이 딱 2명 있다. 제가 아로마를 정말 좋아한다. 좋은 향을 맡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향초, 향수, 디퓨저, 캔들 같은 거 선물을 계속 보내주는 여성 팬이 있다. 그분한테 엄청 고맙다. 힘들 때 그런 걸로 힐링이 되는데 저에 대해서 잘 알아서 선물을 해주신다. 그분 때문에 힐링타임이 있는 거 같다.

“한명은 저랑 좀 가까운 팬이 있다. 언니인데 제가 힘들 때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를 한다. 선영언니라고 있다. 그 두명 언니한테 특별히 고마워하고 있다.”

-여성팬들이 많은거 같다.

“저는 몰랐는데 여자 팬이 은근 많더라. 남자 팬들도 정말 고맙게 생각하는데 여자팬들도 있어서 기분이 좋다.”

-인스타그램 계정 해킹은 어떻게 된 건가.

“지금 그래서 못하고 있다. 한 일주일전 쯤인가. 외국인이 해킹했다. 국적은 모른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마스크 안 쓰고 마음 편하게 돌아다니고 싶다. 사람들이 코로나 걱정 안하는 때가 와서 빨리 배구 시즌을 치르고 싶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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