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또 이뤄졌다…‘내친김에 8강 가자’

꿈은 또 이뤄졌다…‘내친김에 8강 가자’

입력 2010-06-23 00:00
업데이트 2010-06-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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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을 2-2로 비기면서 사상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자 전국 방방곡곡에 승리의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전국의 거리응원장에서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 응원구호에 승리의 염원을 실어 남아공으로 날려 보낸 50만명의 시민은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하나가 됐다.

시민들은 우리 대표팀이 다음 상대로 확정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마저 내친김에 뛰어넘어 8강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50만명 밤 지새워 승리 염원 = 원정 월드컵 16강에 한국의 사상 첫 진출을 바라는 온국민의 염원은 경기 시간이 이른 새벽임에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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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8곳의 거리응원장에 모인 50만1천800명(경찰 추산)의 ‘12번째 태극전사’가 내지른 ‘붉은 함성’은 경기 내내 새벽 하늘로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응원을 하기 좋은 선선한 날씨 속에 붉은색 티셔츠 차림을 한 채 전날 낮부터 도심 곳곳으로 몰려들었고, 경기 시작 전에 곳곳의 응원장소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표적인 응원 장소인 서울광장에는 8만여명이 운집해 인근 태평로와 프라자호텔 앞 도로가 모두 통제될 정도였다.

한강공원 반포지구에 7만명이 들어찼고,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도 6만명이 모이는 등 서울에만 26만8천명이 거리에서 열띤 응원을 펼쳤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3만명의 인파가 몰려 백사장을 온통 붉게 물들였고,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도 1만5천명이 나와 열광했다.

또 인천문학경기장에 2만5천명, 대구 시민운동장 1만7천명,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1만2천명이 운집하는 등 전국은 응원 열기로 붉게 타올랐다.

◇막판까지 가슴졸이다 종료 휘슬에 ‘와∼!’ = 시민들은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고 가슴을 졸이며 태극전사의 발끝을 쫓아다녔다.

킥오프 휘슬과 함께 응원 분위기를 고조시키던 시민들은 경기 초반 어이없는 실점이 나오자 일제히 ‘아∼’하며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정수 선수의 동점골이 나오자 응원분위기는 다시 달아올랐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난 시민은 이정수의 이름을 외치면서 모르는 이들끼리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이 공세를 이어가자 함성은 더욱 커졌고, 박주영의 역전 골이 터져나왔을 때 응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일부는 태극기를 몸에 감고 거리를 내달렸고, 일부는 손에 들고 있던 맥주를 머리에 들이부으며 기뻐했다.

나이지리아가 후반 중반에 페널티킥으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자 이곳저곳에서 탄식이 쏟아졌고, 상대의 예리한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가슴을 졸였다.

마침내 경기가 2-2로 마무리되고, 같은 조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가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나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전국의 거리는 온통 승리를 자축하는 열광의 도가니가 돼 버렸다.

인터넷에서도 대표팀의 쾌거를 자축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누리꾼 김**는 “대한민국 태극전사들 잘 싸워서 정말 자랑스럽다. 앞으로 8강 4강까지도 해볼 만하다. 대한민국 파이팅 우리 대한민국 최고다. 눈물이 날 정도다”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누리꾼 권**는 태극전사 23명과 감독·코치의 이름을 모두 나열하고서는 “이분들과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모든 분이 함께 일궈낸 16강이다.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더욱 빛이 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일부 누리꾼은 차분하게 경기를 분석하며 토요일 오후 11시로 예정된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주목하기도 했다.

◇‘자랑스럽다’ 선수 가족·스승도 환호 = 나이지리아전에서 첫 골을 어시스트한 공격수 기성용 선수의 어머니 남영숙(50) 씨는 전날 밤 꾼 길몽이 효력을 발휘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남 광양의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남씨는 “어젯밤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꿈을 꿨다”며 “오빠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환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기자회견을 하는 꿈이라고 말하더라”고 소개했다.

대표팀 수비수 조용형 선수의 부모는 경기가 끝나자 두 손을 부여잡고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인천 남동구 만수동 집에서 경기를 지켜본 조 선수 부모는 경기 내내 긴장과 환희의 순간을 오가며 한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다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조 선수 어머니 곽미경(55·여)씨는 “정말 감격스럽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봤는데 16강에 진출해서 말도 못할 만큼 기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수문장 정성룡 선수의 모교인 제주 서귀포고 축구부 선수 42명과 설동식 감독은 합숙소에 모여 TV로 정 선수의 활약을 지켜봤다.

설 감독은 “성룡이가 우리 학교 출신이라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며 벅찬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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