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줄며 전력상승 호기 독일과의 전적 1무2패 부담도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많이 먹는다는데 월드컵도 그렇다. ‘꿈의 무대’ 월드컵은 새 얼굴을 허락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1930년 우루과이대회부터 2006년 독일대회까지 총 18번의 월드컵이 열렸지만, 우승컵에 한 번이라도 입 맞춰 본 나라는 7개국뿐이다. 브라질(5회), 이탈리아(4회), 독일(3회)이 12번을 나눠 가졌다. “우승한 팀이 또 이기는 대회”가 바로 월드컵인 셈이다.![스페인과 4강전을 앞둔 독일 대표팀 선수들이 6일 프리토리아 근처 애터리지빌의 슈퍼 스타디움에서 전술훈련에 앞서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애터리지빌 AP 특약](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7/06/SSI_20100706180608.jpg)
애터리지빌 AP 특약
![스페인과 4강전을 앞둔 독일 대표팀 선수들이 6일 프리토리아 근처 애터리지빌의 슈퍼 스타디움에서 전술훈련에 앞서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애터리지빌 AP 특약](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7/06/SSI_20100706180608.jpg)
스페인과 4강전을 앞둔 독일 대표팀 선수들이 6일 프리토리아 근처 애터리지빌의 슈퍼 스타디움에서 전술훈련에 앞서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애터리지빌 AP 특약
애터리지빌 AP 특약
그러나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우승을 기점으로 지역감정과 라이벌 의식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이후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 등극했고, A매치 35경기 연속 무패(32승3무)로 세계 최다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월드컵 유럽예선에선 10전 전승을 거뒀다. 지금이 우승의 적기다. 득점 선두(5골)를 달리고 있는 다비드 비야와 천재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FC바르셀로나) 등 멤버도 화려하다.
다만 4강에서 맞닥뜨릴 ‘전차군단’ 독일의 위력이 거세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독일은 특유의 조직력에 기술까지 겸비했다. 원활한 세대교체에도 성공했다. 나란히 네 골을 기록 중인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토마스 뮐러(이상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력은 막강하다. 더군다나 스페인은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에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세 차례 만나 1무2패. 1966년 잉글랜드대회 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서독에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982년 안방에서 치러진 대회 때도 서독이 덜미를 잡아 준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 때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스페인이 믿을 건 유로 2008의 짜릿한 기억. 당시 결승에서 독일과 만난 스페인은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의 결승골로 1-0 승리, 챔피언에 올랐다. 독일과의 ‘월드컵 악연’과 메이저대회 ‘우승 징크스’를 동시에 날려 버린 것. ‘무적함대’ 스페인은 2년 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월드컵에서도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그리고 월드컵은 처녀 우승국을 허락할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7-07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