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기조 상반기내 유지되나

기준금리 동결기조 상반기내 유지되나

입력 2010-02-11 00:00
수정 2010-02-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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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대외 불안 요인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긴축에 대한 공포감이 세계를 휩쓴 직후 두바이 쇼크를 능가하는 P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쇼크가 발발하면서 2008년 하반기 발생한 세계적인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가 안정적인데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두바이와 PIGS 국가들의 문제 해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반기 중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 쇼크..회복세 둔화 우려금통위원들은 미국과 중국의 긴축에 대한 우려에 PIGS발 불안이 가세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한동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연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금융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나타난 국제 금융시장 내 신용경색 현상은 중국의 긴축 강화에 이어 그리스와 포르투갈,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 적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당히 심화됐다.

 대외신인도를 반영하는 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PIGS국가 문제가 불거진 지난 5일 전날보다 0.1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1.2%포인트 부근에서 거래됐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11일 0.76%포인트까지 내려갔지만,지난달 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불과 20여 일 만에 50% 가량 급등했다.

 주가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국내 금융시장도 덩달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기를 거꾸러뜨릴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고용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제 지표 역시 회복세로 접어들었는지에 물음표를 던지게 하고 있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에 머물렀고 작년 2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오던 무역수지는 1월에 4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1년 만에 적자로 반전했다.

 1월 실업자 수는 121만6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만8천명 늘어나면서 2000년 2월의 122만3천명 이후 10여 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실업률은 5.0%로 2001년 3월 5.1% 이후 가장 높았다.

 물가가 안정적인 점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9개월 만에 3%대를 기록했지만,2월에는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2%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준금리 당분간 올리기 힘들 듯전문가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상반기 중에는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요즘 상황을 고려하면 인상 시기가 더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유럽발 재정위기,중국 경제의 긴축,미국의 금융규제 등이 ‘3재(三災)’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경기가 뚜렷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지만 대외 여건은 상당히 불안하다”며 “부동산 가격도 과열 양상을 띠지는 않아 경기 회복 기조를 유지하도록 상당 기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본부장은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이 얼마나 조기에 수습되는지,그에 따른 세계경기 회복 속도가 어떻게 되는지가 인상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이러한 신호를 포착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도 “유럽의 재정위기를 계기로 정부의 재정 투입을 크게 늘리지 않는 대신 민간 수요가 스스로 살아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세계적인 정책 공조나 국가부채에 대한 경계심에 따라 상반기 중에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새 한은 총재도 변수로 꼽혔다.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실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가 전기 대비로 둔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 부임하는 한은 총재가 당분간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늦으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빠르면 9월께 인상이 가능하다고 봤지만,지금은 선진국의 출구전략도 연내에 가시화하기 어려워진 상태”라며 “6월 지방선거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인상시기가 4분기 말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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