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새 총재 몫으로

기준금리 인상 새 총재 몫으로

입력 2010-03-11 00:00
업데이트 2010-03-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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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국내외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이른바 ‘P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쇼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견건설사인 성원건설의 법정관리 사태와 실업자 수 급증 등 악재 때문에 국내 경제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강세로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경제 불투명성이 높은데다 물가가 안정적이어서 새 총재가 오더라도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고점 논란에 금리동결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국내외 불안 요인으로 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PIGS 충격의 근원지인 그리스는 정부의 재정 긴축 안에 항의하는 그리스 노동계의 총파업이 빈발하게 일어나는 등 불안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해운 강국들이 재정 적자 문제로 어려움에 빠지면 국내 조선,해운업계와 금융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둔화되는 기미를 보이는 시점이어서 외부 변수의 충격이 종전보다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지난 1월 실업자는 121만6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만8천명이나 급증하면서 2000년 2월(122만3천명) 이후 9년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실업률도 5.0%로 전년 동월보다 1.4%포인트나 올라 2001년 3월 5.1%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1월 경기선행지수는 1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1월 광공업 생산은 세계적 금융위기가 정점이던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늘었지만,전월 대비로는 승용차 세제지원 종료에 따른 자동차 소비 위축과 설비투자 감소 등으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성원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4~5개 건설사의 부도설이 나도는 등 건설업계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상황도 기준금리 인상을 억제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성태 총재의 임기가 이달 끝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그동안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는 달에는 기준금리를 유지해 차기 총재에게 결정을 넘기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인상 가능성 낮다”전문가들은 아직 물가나 자산가격 상승 압력이 높지 않고 경기 회복세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상반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다음 달부터 새 총재가 부임하고 금통위원 2명이 교체된다는 점을 계산에 넣으면 금리 인상 시기는 일러도 하반기는 돼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갈수록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인데 경기 흐름은 약해질 것 같아서 문제”라며 “어느 쪽 요인이 더 큰지 따져보려면 하반기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도 “유럽의 경제 불안,국내 고용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면 선제 금리 인상 카드를 쓰기는 어렵다”며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진다는 확신이 들어야 서서히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러스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총재가 연임되지 않는다면 4~5월에도 금리 인상은 힘들 것”이라며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해 6월 이후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중간선거나 금통위 인선 등이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 우리도 10월 이후가 돼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실장은 “금통위원 7명 가운데 과반수에 가까운 3명이 바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새로 오는 총재와 금통위원이 어떤 성향과 경제 감각을 지니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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