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선 주문 실수까지, 혼란 가중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유럽 각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위기가 진정되기는 커녕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유로 가치가 폭락하고 미국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의 가치만 급등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감이 급격히 커져 공황 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 장중 1,000포인트 폭락, 공포지수 급등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오후 한때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폭락, 다우지수 10,000선이 무너지는 ‘공황 장세’가 연출됐다.
다우지수의 일시적인 폭락이 한 주식거래 중개인의 주문입력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시장엔 걷잡을 수 없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투매 양상이 전개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347.80포인트(3.20%)나 폭락한 10,520.32로 마감했다.
앞서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976포인트나 떨어지면서 10,000선이 붕괴되기도 했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37.72포인트(3.24%) 떨어진 1,128.15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319.64로 82.65포인트(3.44%) 급락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인 VIX 지수는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39.82로 전날보다 60%나 급등했다.
그만큼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져 시장의 불안감도 커졌다는 얘기다.
유럽 주요국 증시의 주가도 사흘째 떨어졌다.
이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2% 떨어진 5,260.99로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도 0.84% 내린 5,908.26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2.20% 내린 3,556.11로 마감했다.
●유로는 14개월래 최저로 추락
유럽 위기감으로 인해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연일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23분 현재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은 1.2667달러로 전날 1.2814달러보다 1.2%가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앞서 1.2636달러까지 떨어져 작년 3월11일 이후 최저치로 하락하기도 했다.
유로에 대한 엔화 환율은 113.54엔으로 무려 5.6%가 급락하면서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장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도 전날 93.81엔에서 89.98엔으로 떨어지면서 장중 기록으로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4%나 급등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국채매입 방안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한 실망감으로 유로가 추가 하락했다.
●美국채, 금 등 안전자산만 ‘사자’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미국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투자대상의 가격만 치솟았다.
이날 오후 3시32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6%포인트나 떨어진 연 3.38%를 기록했다.
앞서 이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28%포인트나 급락한 연 3.26%까지 하락하면서 작년 12월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30년만기 국채 금리도 0.33%포인트나 떨어져 작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금값은 6월 인도분이 전날보다 22.3달러(1.9%)나 오른 온스당 1천197.30달러로 마감해 지난 2월16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값은 장 마감 후 전자거래에서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 마감가격보다 14.60달러나 오른 1천211.90달러까지 상승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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