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은 못버텨” 서울도 분양가 할인 속출

“미분양은 못버텨” 서울도 분양가 할인 속출

입력 2010-05-25 00:00
업데이트 2010-05-2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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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수도권으로 번지면서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시공사들도 분양가 할인 카드를 속속 꺼내 들고 있다.

25일 일선 분양사무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건설사인 현대엠코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분양하는 상도동 엠코타운 118㎡형의 분양가를 10억4천만원에서 1억원 가량 낮춘 9억4천만원 선으로 책정했다.

분양사무실 관계자는 “분양가 할인 소식에 이틀 만에 39가구가 계약됐다”며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업무가 안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전량 조합원 몫인 이 아파트 109㎡형은 원분양가가 7억원에 육박하지만, 현재 분양권 최저 가격은 4억4천만원대로 내려앉으며 조합원 추가부담금 1억원가량을 고려해도 1억원 이상 가격이 내려갔다.

강동구 고덕동에서 1천142가구를 분양하는 고덕1단지 아이파크는 미분양분과 기존 계약분을 포함해 가장 작은 85㎡형은 9%, 나머지는 10%씩 깎아주기로 했다.

85㎡형의 원분양가가 5억9천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5천만원 이상 싸게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셈이다.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 e편한세상은 154㎡, 165㎡형에 대해 잔금 선납을 조건으로 최고 6천만원까지 미분양분을 특별 할인한다.

이미 입주일인 7월 말까지로 잔금 납부 기간을 미뤄준 이 아파트는 기존 계약자도 잔금을 먼저 내면 같은 할인 혜택을 줄 방침이다.

강서구 화곡동에서 144㎡ 이상의 대형 가구 159세대를 분양하는 그랜드 아이파크도 분양가를 10~15% 낮췄다.

할인 폭은 144㎡형이 15%로 가장 크고, 전 세대에 발코니 확장 및 시스템 에어컨 무상 설치 혜택이 포함됐다. 기존 계약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역시 181㎡ 이상 대형 가구로 이뤄진 서초동 아트자이도 다음 달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분양가의 10%를 할인해준다. 다만, 이미 분양받은 계약자는 할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분양 사무실 관계자는 “강남권 대형 단지인 만큼 조망권과 층수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미분양분이 10여가구에 불과하고 대부분 10층 이하에 경관 여건이 다른 곳보다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분양 아파트 할인이 서울에도 속속 등장하는 데 대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가 수도권에서 4천56곳이나 되는 점과 함께 서울도 미분양 사태에서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미분양 가구 증가율은 전국 전체 2.8%보다 훨씬 높은 29.1%에 달했는데, 건설사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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