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美학자들의 한국 경제·인구정책 조언

방한 美학자들의 한국 경제·인구정책 조언

입력 2010-05-28 00:00
업데이트 2010-05-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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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 부정적 상황은 일시적” 토머스 로버트슨 와튼스쿨 학장

“남북관계가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상황에 봉착했지만 앞으로 해결되는 상황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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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로버트슨 와튼스쿨 학장
토마스 로버트슨 와튼스쿨 학장
27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토머스 로버트슨 미국 와튼스쿨 학장은 천안함 사태가 한국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예전에도 (남북 긴장 국면의)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근 금융위기에 월스트리트의 책임이 크고, 그렇다면 월스트리트에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와튼스쿨도 책임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와서다. 더욱이 로버트슨 학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부당한 마케팅의 해악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윤리경영학으로 명성을 쌓은 인물이다. 때문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적극적인 설명과 이해를 구했다.

로버트슨 학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그 이전의 어떤 강의교재도 그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윤리에 대한 민감성을 키워야 할 때”라며 “지시, 명령에 따랐던 예전과 달리 요즘의 리더십은 공감과 협조인데 여기에는 결국 성실하고 솔직한 경영윤리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와튼스쿨도 교과과정을 개편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런 흐름이 정부의 역할 증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로버트슨 학장은 “국가의 개입을 늘리는 쪽보다는 새로운 효율적 방법을 찾는 쪽으로 결국 (논의의 방향이)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제2의 리먼사태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유럽 상황은 리먼사태와 같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유럽사태는 정부, 재정정책, 유럽통화동맹 등과 엮여 있기 때문에 더 복잡하고, 어떤 면에서 보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대가족제도 강화가 저출산 해법” 필립 모건 전 미국 인구학회장

국내 저출산 문제의 해법으로 대가족 제도의 강화가 꼽혔다. 적절한 이민 및 정착 정책이 앞으로 인구정책의 중요 요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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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모건 전 미국 인구학회장  연합뉴스
필립 모건 전 미국 인구학회장
연합뉴스
필립 모건(전 미국 인구학회장) 듀크대 교수는 2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통계청이 개최한 ‘저출산·인구정책 세미나’에서 “세대 간 동거를 강화·권장하는 정책을 추진하면 저출산과 고령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는 정서적 부양과 보살핌을 받고 자식들은 자녀 양육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여년 전 일본 사회를 연구할 때 경험을 들어 “시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 며느리는 풀타임 직업을 갖는 경향이 강했다.”며 부모가 양육을 도와주기 때문에 자녀 수도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모건 교수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에게는 학업을 마친 뒤 좋은 직장을 얻고 첫째 아이를 낳아 양육하는 등 출산율 제고를 막는 일련의 ‘장애물’들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첫아이를 낳아 잘 키우려면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해 둘째 아이 갖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보편화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건 교수는 둘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에게 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젊은 여성의 노후생활 안정과 현재의 출산을 연계할 수 있으며 정책 비용은 은퇴 시점인 수십년 뒤 발생하지만, 출산증대 효과는 즉각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당 수준의 이민이 없다면 현재의 인구수준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적절한 이민·정착 프로그램이 인구정책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5-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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