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 쌍용차 ‘달콤한 매물’로 부활

‘애물’ 쌍용차 ‘달콤한 매물’로 부활

입력 2010-07-09 00:00
업데이트 2010-07-0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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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과 ‘먹튀’ 피해자로 천대받던 쌍용자동차가 부활의 꿈을 꾸고 있다. 올 초에 기업 소멸까지 우려했던 쌍용차로서는 극적인 반전이다. 매각절차가 진행되기 전만 해도 ‘인수자가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몸값이 뛰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최종 인수의향서 접수를 앞두고 인수 후보자들의 눈치 싸움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채권단으로서는 그야말로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바뀐 셈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달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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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인수가격은 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7000억원대의 부채와 신차 개발비,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가격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인수 후보자들의 부채 탕감과 금융 지원 요구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쌍용차 매각은 국내 자동차시장 개편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면서 “조급한 매각보다 산업 측면에서 매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전에 뛰어든 6개 업체 가운데 르노-닛산과 인도 마힌드라그룹, 영안모자 등 3곳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후보는 최근에 현장 실사를 마쳤다. 르노-닛산은 인수·합병(M&A) 전문가를 투입해 평택공장과 창원 엔진공장 등에서 정밀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닛산은 적정 인수가격 외에 현재 24만대 규모인 생산능력의 유지 문제, 쌍용차 브랜드의 전환 가능성, 노조 동향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상용차 메이커인 마힌드라는 자사의 SUV를 미국시장에 내놓기 위해 쌍용차의 디젤 엔진이 필요한 만큼 쌍용차의 SUV 기술력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쌍용차가 ‘달콤한 매물’로 바뀐 이유로는 우선 노사 상생을 꼽을 수 있다. 노사 갈등으로 ‘지옥’까지 갔다온 만큼 생존 공감대가 서로의 양보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다. 쌍용차 노사는 대규모 사업장 가운데 가장 먼저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를 합의했다. 사실상 M&A의 노조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다.

또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본격 회복을 꼽을 수 있다. 올 상반기 미국 자동차시장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고, 내수시장은 31.2%나 증가했다. 수요를 쫓아가지 못해 생산기지 확보가 절실한 자동차 업체에는 쌍용차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술이 필요한 업체에도 놓치기 어려운 매물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10-07-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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