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정면돌파하나…시계 ‘안갯속’

라응찬 정면돌파하나…시계 ‘안갯속’

입력 2010-10-11 00:00
업데이트 2010-10-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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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1일 당분간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은 현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8일 금감원의 중징계 방침 통보 이후 미국 출장길에서 급거 귀국한 라 회장은 그동안 언론 접촉을 피했으나 이날 출근길에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라 회장은 거취에 관한 질문에 “조직 안정과 발전을 생각하면서 입장을 밝히겠다.(거취 문제를) 현재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신한금융 ‘빅3’의 동반퇴진 가능성에 대해 “이 혼란기에 세 명이 동반퇴진하면 조직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조직 안정과 발전을 위해 누군가는 수습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회장직 유지 여부와 관련해 “가능한 한 공백없이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도 밝혀 ‘신한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 물러날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중징계 방침 통보 이후 라 회장의 조기 자진사퇴 가능성을 거론했었다.

 라 회장은 무엇보다 신상훈 사장이 직무정지를 당한 상황에서 자신마저 물러나면 경영 공백으로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이날 회견에서도 라 회장은 ‘조직안정과 발전’이라는 단어를 입에 자주 올렸다.

 신한 관계자는 “지금 사퇴하면 라 회장 본인의 짐은 어느 정도 덜 수 있겠지만,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현재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대한 소명해 제재 수위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라 회장도 “제가 상세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고,금융감독원이 나중 판단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차명계좌 개설과 관련해 “옛날에 했던 게,밑에 시킨 것이 습관적으로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이어져왔다”고 해명했다.즉 자신의 자금이 금융실명제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일부 차명으로 관리된 것은 사실이지만,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지속해온 사실은 몰랐으며 지시하지도 않았다는 주장이다.

 금융권은 최근 감독당국의 강경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라 회장에 대해 ‘직무 일부 정지’ 상당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그러나 충분한 소명을 통해 징계 수위를 ‘문책경고’ 수준 이하로 낮춰 내년 3월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현직을 유지하면서 후계구도를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희망대로 될지는 미지수다.금감원은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확립 때문에 제재수위를 낮추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으냐는 기류도 내부에서 감지된다.

 라 회장을 비롯해 신 사장과 이백순 행장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검찰은 신한 3인방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라 회장이 중도 사퇴하고 이 행장이 직무대행을 담당하거나 이사회에서 회장 또는 사장 직무대행을 새로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이 행장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거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이 경우 신한 빅3가 모두 퇴진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포스트 라 회장 체제’에 합류하게 될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내부인사 외에 외부 전문가 출신으로 류시열 신한금융 비상근이사와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가 거론되며,경제관료 출신으로 KB금융 회장 후보였던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전신) 차관과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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