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스마트TV 전쟁’

한·일 ‘스마트TV 전쟁’

입력 2010-10-15 00:00
업데이트 2010-10-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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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TV 제왕’ 일본 소니가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TV를 내놓으면서, 브라운관TV, 평판TV에 이어 스마트TV에서도 ‘한·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소니에 이어 다른 일본업체들도 구글의 스마트TV 플랫폼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돼 독자 플랫폼을 내놓은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업체들과 사활을 건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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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스마트TV 46인치 156만원

소니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이용환경)을 갖춘 TV 완제품인 ‘브라비아 액정표시장치(LCD) TV’ 4종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셋톱박스가 포함된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고화질(HD) TV(24·32·40·46인치)로 구성돼 있으며, TV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가 장착돼 있다.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이 탑재돼 PC와 동일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내년부터는 ‘안드로이드 마켓’과 연계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소니의 구글 TV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점은 여러 기능을 갖추고도 파격적으로 싼 가격. 가장 큰 46인치 제품도 1400달러(156만원)면 살 수 있다. 미국 현지에서 46인치 LED TV의 프리미엄 제품이 2000달러(222만원) 안팎에 팔리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TV 기능을 추가하고도 30% 가까이 가격을 내린 셈이다. 소니 홈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그룹의 밥 이시다 사장은 “소니가 세계 최초로 진정한 인터넷TV 경험을 제공하는 시장의 선구자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구글TV의 시장 석권을 자신했다.

●한-일 스마트TV 전면전 불가피

고가제품의 대명사인 소니가 자존심을 버리고 중저가 스마트TV를 내놓은 이유는 ‘스마트 혁명’을 기회로 삼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에 빼앗겼던 글로벌 TV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내놓았을 당시 가장 먼저 껴안으면서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우뚝 성장한 HTC(타이완 업체)의 사례가 좋은 교과서가 됐다는 것이다.

소니가 구글 진영에 가세하면서 샤프,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의 다른 TV 업체들도 구글과 손잡을 게 확실하다. 일본 업체들은 구글을 중심으로 한 ‘연합전선’을 구축해 한국업체들과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보다 먼저 스마트TV를 출시했던 국내 업체들은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승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앞서 디지털TV 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했던 경험을 살려 자체 플랫폼을 갖고 싸워도 승산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2007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TV를 출시했던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월부터 3D TV 신제품에 자체 개발한 플랫폼 ‘바다’를 탑재해 내놓았다. 현재 애플리케이션 시장 확대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0’에 독자 플랫폼 ‘넷캐스트 2.0’ 기반의 스마트TV를 공개하고, 영화·방송·스포츠 등 콘텐츠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소니의 스마트TV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내년 1월 한 차원 더 혁신적인 스마트TV 제품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0-10-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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