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품은 현대그룹…재계 12위 ‘껑충’

현대건설 품은 현대그룹…재계 12위 ‘껑충’

입력 2010-11-16 00:00
업데이트 2010-11-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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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간 2파전으로 치러친 현대건설 인수전은 예상을 뒤엎고 현대그룹의 승리로 끝났다.

 재계 2위인 현대기아차 그룹과 17위(공기업 제외)인 현대그룹간의 인수전은 처음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됐으나,현대그룹이 객관적 열세를 극복하고 현대건설을 품에 안았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자산규모 22조3천억원,매출 21조4천억원에 이르러 두산과 한화에 이어 재계순위 12위 그룹으로 단숨에 도약해 과거 현대그룹의 위상을 회복하게 됐다.

 현대그룹이 인수전에서 승리한 배경은 무엇보다 ”잃었던 기업을 되찾는 것“이라는 명분쌓기 전략이 주효했다고 현대그룹은 자평한다.

 현대그룹은 과거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을 때 작고한 정몽헌 회장이 사재 4천400억원을 출연한 점 등을 강조하면서 현대건설에 대한 연고권을 강조해왔다.

 현대그룹은 지난 9월24일 채권단의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전후한 시기부터 TV와 신문광고 등을 통해 인수 명분을 강조하는 여론전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현대건설 인수가격으로 얼마를 제시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으나 현대그룹이 사운을 걸고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을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영위기를 겪은 데서 알 수 있듯 현대건설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면 현대그룹 역시 두고두고 부담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은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인수하지 못했을 때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이번 인수전에 사력을 다했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이 우호 지분을 포함해 총 42.77%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현대중공업 17.60% 등 범현대가가 보유한 지분이 30.97%에 이른다.

 따라서 현대건설이 현대기아차그룹에 넘어가면 ‘현대로지엠→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엠’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가 끊겨 그룹의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

 업계는 현대그룹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한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2006년 이후 꾸준히 준비해온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건설사 인수가 그룹 내 다른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로 작고한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피와 땀이 어린 그룹의 모태를 되찾아 그룹을 재건하게 됐다“면서 ”현대건설을 그룹의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톱5 종합건설사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로 기존 현대상선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탈피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 경쟁기반이 두 배로 커져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현대그룹은 또 지금은 중단된 대북사업독점권을 30년간 갖고 있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해외건설사업을 위한 건설자재 운송 등에서,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 관련 분야여서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애초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던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M+W그룹이 막판에 참여를 철회하면서 혼선이 빚어졌지만,동양종금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7천억원 정도를 확보하는 등 자금동원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자체 보유한 현금이 1조5천억원에 지나지 않아 인수 이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은 이달 말까지 현대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내년 1분기 안에 주식매매계약과 주식대금납부 절차를 거쳐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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