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재검토”

채권단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재검토”

입력 2010-11-19 00:00
수정 2010-11-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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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인수자금 성격 확실해야”

 채권단 일각에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조달 내역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자금 성격에 대해 법리적인 해석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한 자금의 성격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펴보는 한편 향후 절차와 일정까지 포함해 모두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당국도 자금의 성격은 명확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대그룹 자금의 성격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는 어떤 식으로든 투명한 자금으로 인수한다는 것이 전제”라고 강조했다.

 재검토 주장이 제기되는 것은 현대그룹이 제시한 인수 자금 내역 중 프랑스 은행 예치금이라고 밝힌 1조2천억원의 자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

 현대그룹은 입찰 당시 현대건설 인수 대금 5조5천100억원 가운데 1조2천억원을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예치금으로 조달하겠다고 채권단에 제시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이 예금은 현대상선 프랑스 현지법인 이름으로 예치된 것으로,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총 자산이 33억원에 불과한 현대상선 프랑스 현지법인이 1조2천억원이라는 거액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더구나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 때문에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 대상까지 올랐는데,현대상선이 이처럼 거액의 현금을 해외에 예치하고 있었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채권단도 심사 당시 이 자금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해줄지를 놓고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자기자본인지,타인자본인지에 따라 평가점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초 평가 기준을 작성할 때 보유 현금에 대해 잔액 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자기자본으로 인정하도록 했다”면서 “24명의 심사단도 잔액증명서 진위 등을 파악해 자기자본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채권단 전체가 재검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기존평가가 정당했기 때문에) 재검토는 하지 않는다”라며 “(언론 등에서) 제기되는 사안이 있다면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때 반영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 계좌가 맞으며 정당하고 적법한 자금”이라며 “채권단도 이를 확인하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현대건설 인수자가 앞으로 2년간 현대건설 자산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 후 인수자와 현대건설이 동반 부실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현대건설의 자산매각이나 주식처분,담보제공,회사 분할.합병 등을 하지 못하도록 계약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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