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특보 제외… 류시열 대행은 고사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한택수(61)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등 4인으로 압축됐다. 강력한 후보로 꼽혔던 강만수 대통령 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유력 후보 중 한명인 류시열 현 회장 대행은 후보를 고사했다.신한금융은 8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특별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선정했다. 특위위원 9명이 1인당 후보 4명씩을 추천해 1차 후보군 26명을 10명으로 압축한 뒤 4명의 후보군을 선별했다. 최종 후보군에는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한택수 이사장을 비롯해 김병주(72) 서강대 명예교수, 한동우(62) 전 신한생명 부회장, 최영휘(66) 전 신한금융 사장이 포함됐다.
오후 2시에 시작해 5시쯤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특위는 1시간 30분 만에 후보군 압축을 끝냈다.
류 회장 대행이 후보군에서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논의가 빠르게 진행됐다. 윤계섭 특위 위원장은 류 회장 대행의 후보 고사에 대해 “아주 숙연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류 회장 대행이 자신에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해 “로펌 검토 결과 법률적 하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금융당국은 “도덕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류 회장 대행이 73세로 고령이라는 점도 부담이 됐다. 류 회장 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이도 많고 직무대행을 맡을 때부터 새 회장을 잘 뽑고 나가는 게 임무라고 말해 왔다.”고 밝혔다.
최종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오는 14일까지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 크게 보면 관료 출신인 한택수 이사장과 사외이사 출신인 김병주 교수, 사내 출신인 한동우 전 부행장과 최영휘 전 사장의 구도다. 성향상으로는 라응찬 전 회장과 가까운 인사와 신상훈 전 사장과 가까운 인사가 2명씩 안배됐다.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를 받는 한택수 이사장과 라 전 회장이 해고했던 최 전 사장은 표면적으로 라 전 회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이사회 내부는 현재 류 회장 대행을 포함해 친(親) 라응찬 전 회장 성향 이사와 친(親) 신상훈 전 사장, 중립 성향의 이사들이 포진돼 있어 누가 차기 회장으로 낙점될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게다가 신한사태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내부 출신을 회장으로 내세워 사태 수습에 나서자는 주장도 있다.
●강만수는 어디로?
한편 이날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강만수 위원장의 거취는 여전히 공직사회와 금융계의 관심거리다.
신한·산은·우리·하나지주 회장으로 거론되어 온 강 위원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은행 회장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일 후보 추천 등의 추대 형식이 이뤄지면 은행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1-02-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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