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필요성엔 공감…KBS 입장청취 후 검토의견 확정
월 3천500원으로 1천원을 올리면서 광고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KBS의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부정적 검토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은 8일 전체회의를 열어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실무진의 검토안을 보고받고 논의했지만,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17일 KBS 경영진의 입장을 청취한 후 방통위 공식의견서를 최종 채택하기로 했다.
KBS 수신료 인상안은 국회 의결로 최종 확정되며,방통위는 국회 의결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공식 의견서를 25일까지 넘겨줘야 한다.
방통위 실무진은 이날 보고를 통해 “결론적으로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은 공영성 제고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콘텐츠질 향상에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실무진은 ‘수신료 인상 근거는 타당성이 결여됐고 인상 금액도 부적절하므로 KBS가 다시 수신료 인상안을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을 1안으로 정했으며,‘공영 방송 재정건전성 제고와 공적책무 확대 추진을 위해 1천원 인상안에 대해 600원은 공적책무 시행에 400원은 광고축소와 EBS 배분에 사용할 것’을 규정하는 방안을 2안으로 마련했다.
상임위원들은 대체로 지난 30년간 동결돼온 KBS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KBS가 마련안 안에 대해서는 △광고축소가 전제돼 있지 않다는 점과 △수신료 인상 이유로 제시한 향후 경영실적 전망 및 수신료 인상분 활용 계획 등이 회계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KBS는 방통위에 제출한 자료에서 올해부터 2014년까지 중기 수익 전망에서 4천53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제시했지만,방통위 실문진 분석에서는 이 기간 601억원의 누적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해 큰 차이를 보였다.
형태근 위원은 “선진국을 보더라도 공영방송은 수신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수신료 인상은 필요하다”며 “다만,KBS측이 제시한 안과 실무진이 분석한 것에는 회계상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또한 KBS안이 글로벌 수준의 콘텐츠를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송도균 위원은 “KBS가 광고에 의존하는 것은 앞으로 광고시장을 볼 때 경영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으며 국민도 광고 없는 청정방송을 보고 싶어한다”며 “광고없는 방송의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경자 위원은 “실무진의 보고를 보면 KBS의 인상안은 적정하지 않은 것 아니냐”며 “2011년은 지금 정도의 공영방송 위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제도를 개선하고 나서 이후에 수신료 인상안을 제시할 수는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양문석 위원은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결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했고,최시중 위원장은 수신료 인상에 대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광고를 줄이지 않겠다는 부분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들 위원은 1안과 2안을 놓고 획일적으로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KBS 경영진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청취한 뒤 최종안을 마련해 의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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