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해외 화력발전사업 총력

건설사들 해외 화력발전사업 총력

입력 2011-04-07 00:00
수정 2011-04-0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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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자력발전소 수주에 매진해 온 국내 건설업체들이 복합발전 방식의 기존 화력발전소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세계 원전 시장이 주춤거리는 사이 비(非)원전 발전사업이 해외 진출의 ‘블루오션’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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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09년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로 촉발된 건설업계의 ‘원전 붐’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12기의 원전 발주가 예정돼 있는 등 그동안 세계 원전 시장은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여건이 바뀌면서 한국전력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등 9개사는 지난달 말 수출입은행에 모여 일본 원전사태에 따른 화력발전의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모임에 참석한 건설사의 다수는 원전 시공 경험을 지닌 곳들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본 원전사태는 단기적으로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 건설 시장 확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경쟁국인 일본 기업들의 방어적인 경영도 우리 기업에 호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비원전 발전사업에서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7년부터 이달 초까지 수주한 전체 77건의 발전사업 가운데 원전사업은 UAE 원전과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등 2건에 불과하다. 올해에도 벌써 31억 4287만 달러(7건) 규모의 비원전 발전사업을 수주했다.

대우건설이 UAE 슈웨이핫 S3 민자발전 프로젝트(6억 5028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라크 쿠두스 가스터빈 발전소 공사(2억 1892만 달러), SK건설이 터키 투판베일리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7억 1654만 달러) 등의 대형 발전사업을 잇따라 수주한 상태다. 정부도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금융지원 등 지원사격을 고려 중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원전사고로 친환경, 고효율의 복합화력발전이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석탄 화력발전시장은 이미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충남 당진에 1000㎽급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STX에너지와 동부건설도 500㎽급인 동해 민자발전 1, 2호기를 각각 추진 중이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확대 정책이 이뤄지겠지만 단기적으론 화력발전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1-04-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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