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신임 우리은행장 “올해 해외 진출”

이순우 신임 우리은행장 “올해 해외 진출”

입력 2011-04-10 00:00
수정 2011-04-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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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61) 우리은행장은 10일 “올해 해외에 진출해 현지 은행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는 돈 굴릴 데도 없고, 은행간 경쟁도 심해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주 등에서는 돈을 벌기 힘들다”며 “인도네시아와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지역에 나가 현지 은행을 M&A하는 것이 가장 빠른 현지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 등 5개 은행) 시절엔 보이지 않는 시장에서 끊임없이 경쟁을 해왔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외형을 늘리려 해도 늘릴 데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행장과 일문일답.

◇”영업 현장경영 강화.PF대출 정리..외형확대 안해”

--이번 행장 선임 경쟁이 치열해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 같은데.

▲행장될 때 마음고생은 없었고 부담은 있었다. 전임 행장도 수석부행장을 하다 행장이 됐기 때문에 이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어느 분야 영업에 치중할 계획인지.

▲우리는 강점인 기업금융을 잘할 것이며 전문가도 많이 양산하려고 한다. 기업금융은 때려치우려 해도 안 된다. 쉽다고 리테일(소매금융)만 할 수 있나. 메이저은행이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거라고 본다. 가계대출은 안해도 된다. 다른 은행이 우리를 ?아오지 못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다. 각 기업별로 분석해 금융의 역할을 찾을 것이다.

--취임식 때 영업 강화를 강조했는데.

▲행장이 되고 주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러 다닌다. 행장이 (집무실에) 앉아있어 봐야 할 일도 없다. 기업 거래가 많이 늘어나면 기업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을 상대로 부수거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전 직원들도 영업 마인드로 무장된 강력한 영업조직을 만들 것이다. 우수한 영업력을 갖춘 직원을 우대해주고 승진 등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다.

--외형확대나 과열경쟁이 야기되는 것은 아닌가.

▲현장경영을 한다고 해서 과열경쟁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또 외형이 커진다고 해서 수익이 많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옛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 등 5개 은행) 시절엔 보이지 않는 시장에서 끊임없이 경쟁해왔지만 지금은 외형을 늘리려 해도 어디서 늘리겠나.

중소기업은 돈을 달라는 곳은 많지만 중간에 사라지는 곳이 많아 아무 곳에나 대출해주기 어렵고 대기업은 자금이 풍부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 하지 않는다. 가계 쪽에서도 늘리기가 어렵다.

--가계대출을 고정금리담보대출 상품으로 유도하는 것은 어떤가.

▲고정금리 담보대출 상품이 있는데도 고객이 선택을 하지 않는다. 고객은 금리가 높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1년 후에 고정금리가 좋다고 설명을 해도 선택하는 고객이 아무도 없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정리는.

▲올해는 적극적인 부실 자산 정리와 조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한 부실 자산 축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PF 정리는 우선순위 2~3번째 과제로 조기에 정리해야 직원들이 편하게 갈 수 있다. 취임 초기에 해야 한다. 사업장별로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작년에 충당금을 2조4천억원 쌓았는데 올해는 절반 정도만 쌓을 것이다. 올해 영업도 괜찮아 올해 이익으로 PF대출을 충분히 털고 갈 수 있다. 올해 당기순이익은 1조5천억∼1조6천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그렇다고 해서 PF대출을 아예 안할 수는 없고 솔직히 PF시장이 수익성이 나는 분야인 만큼 반드시 있어야 하며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국내서 돈 굴릴 데 없어 해외로 진출”

--은행들이 돈 굴릴 데가 없다고 하는데 돌파구는 없나.

▲돈 굴릴 데도 없고, 국내에서는 경쟁이 심해 해외로 나가야 한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지역에 나가야 한다.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가장 빠른 현지화다. (M&A에 나설) 돈도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지원은.

▲우리은행을 외국자본에 줄 수 없지 않냐. 37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15개 그룹의 주채권은행이 우리은행인데 방법이 없다. 공적자금 회수와 기업금융의 유일한 은행으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해 민영화를 해야 한다. 작년에도 고객을 통해 2조원의 자금을 모았었다. 또 은행의 성과도 좋으면 민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기업 계열사 대출 특혜 없애고 구조조정 심사도 원칙대로”

--최근 대기업들의 ‘꼬리 자리기’에 대한 우리은행의 입장은.

▲부실 계열사를 바로 법정관리로 보내는 대기업들은 ‘나쁜 놈’들이다. 금융구조 자체를 흔드는 행위이다. 기업이 은행에 부실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공적자금은 국민의 돈이 아닌가.

그동안 은행들은 그룹 브랜드를 보고 계열사에 대출을 해줬으나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원칙대로 할 것이다. 전체 은행이 다 그렇게 (원칙대로)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제2의 포스코나 삼성전자는 없을 것이다. 이들이 처음 시작할 때는 우리은행에서만 대출을 받았다. 포스코가 처음 생길 때 시장금리가 20%였으나 연 5%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대기업들은 신뢰를 갖고 어려울 때 끝까지 명예를 갖고 책임지는 모습이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된 금융을 할 수가 없다. 금융은 신뢰다.

기업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그룹 계열사들도 서포터를 하겠다, 책임지겠다고 해서 잘 봐줬지만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원칙대로 심사해 어려운 그룹 계열사가 있다면 워크아웃에 들어가야 한다.

--올해 기업 구조조정은.

▲기업 구조조정은 상시평가를 해야 한다. 아픈 기운이 있을 때 빨리 병원에 데려가 고쳐줘야 한다. 어려운 기업이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건 엄청난 특혜다. 큰 그림에서 기업을 살려 고용을 유지하려면 이 방법(워크아웃)밖에 없다. 올해는 대기업 등 전반적인 기업 구조조정에서 크게 문제되는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은.

▲가계부채는 이 상태로는 걱정이 덜 되지만 어느 순간 신용불량자로 추락하는 서민이 많아지면 문제가 된다. 양국화가 심화할 것이다. 신용이 추락한 사람을 받아줄 수 있는 서민금융을 해야 한다. 현재 700억원 수준인 미소금융을 더 늘리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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