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킹 ‘비상’

금융권 해킹 ‘비상’

입력 2011-04-12 00:00
수정 2011-04-1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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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증권·보험 특별점검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 사건의 파장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현대캐피탈이 전자금융 감독규정의 보안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대캐피탈에 대한 특별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권 전체에 해킹 방지 및 정보보호 대책의 이행실태를 자체 점검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금융정보공유분석센터(ISAC) 등과 함께 점검반을 꾸려 금융권 전체를 대상으로 보안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 정보의 암호화 여부가 집중 검사 대상”이라며 “해킹 방지 및 고객 정보 보호 대책이 적절했는지, 외부 공개용 웹서버와 아웃소싱업체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도 점검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서버의 분리 운영 실태도 점검할 예정이다. 검사 결과 현대캐피탈이 전자금융 감독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 제재할 방침이다.

이날 캐피털 업계와 신용카드 업계는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안체계를 갖춘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권 전체는 해킹 특별 점검에 나서는 등 긴장의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제2금융권의 일부 영세한 업체는 해킹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를 이용하는 저신용·저소득자들의 개인정보가 이미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캐피털업계의 관계자는 “직원이 10명 안팎인 작은 회사는 서버 및 보안 관리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보안 관리가 소홀해 이미 새어나간 고객정보가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회사들은 정보를 해킹한 해커들의 협박에 굴복해 돈을 주고 문제를 덮는 사례도 있다는 게 복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각 캐피탈사는 지난 주말 IT 보안팀을 모두 동원해 해킹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 작업을 벌였다. 중대형 규모의 A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 단위 해킹 점검 주기를 일 단위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제1금융권은 별도의 보안 강화 조치는 없다면서도 고객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새로 단장하며 해킹과 보안의 잠재 위험요소를 체크했다.”면서 “이상 접속 신호를 전문요원들이 24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1년에 네 차례 보안 점검을 하고 관제센터에서 해킹 여부를 수시로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1-04-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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